북한의 경제사정이 나빠지고 있지만 과감한 소비를 마다않는 평양의 특권층도 증가,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대동강변에 새로 생긴 실내수영장은 1주일에 두 번 일반 주민에게 개방되는데 입장료가 7.4달러(한국 화폐 기준 8300원)이지만 손님들로 꽉 들어차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노동자의 평균 월급이 북한 돈 4500원(실질환율로 1.5달러)밖에 되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입장료는 북한 노동자 4~5개월치 월급에 해당한다.

또 작년 말 중국에서 들여온 아이폰 같은 스마트폰이 대당 700달러에 판매됐는데 판매 시작 당일 오전에 1000대가 전부 팔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평양엔 100만달러 이상을 가진 사람이 1만명이 넘는다"는 우스갯소리도 돌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뒷돈을 챙긴 관리나 무역을 통해 돈을 번 특수계층 사람들로 알려졌다.

북한에서 대북사업을 하는 L사장은 "평양의 부자들은 자산이 노출되는 것을 꺼려 작년부터 발급하기 시작한 직불카드를 거의 쓰지 않는다"며 "평양 당국은 지하의 자금을 끌어내기 위해 실명이 아닌 차명으로 카드 발급을 허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