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되는 민주화 요구] 이란ㆍ바레인도 反정부 시위…"중동의 '베를린 장벽' 무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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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시위대 "대통령 물러가라"…美 "이란도 이집트처럼 쟁취를"
바레인, 경찰과 충돌 20여명 사상…예멘 "32년 독재 종식" 나흘째 시위
바레인, 경찰과 충돌 20여명 사상…예멘 "32년 독재 종식" 나흘째 시위
튀니지와 이집트에서 촉발된 반정부 시위가 이란을 비롯한 중동과 북아프리카 국가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CNN은 15일 "(튀니지와 이집트 혁명 여파로) 중동의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1989년 독일 베를린 장벽 붕괴로 동유럽 공산권이 일시에 무너졌던 것처럼 중동에서도 독재정권이 무너지는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이란,제2의 이집트되나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수만명이 참가한 반정부 시위가 열렸다. 이란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건 2009년 6월 대통령선거 직후 부정선거 항의 집회가 열린 이후 처음이다. 테헤란 아자디광장 등에서 시민들은 '독재자에게 죽음을' 등의 구호를 외치며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경찰과 군 병력은 최루가스와 페인트볼을 쏘면서 진압에 나서 유혈 충돌이 벌어졌다. 이날 시위대 1명이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지고,수십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야권은 이란혁명 32주년이 되는 오는 18일 추가 시위를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정부는 2009년에 일어난 반정부 시위인 '그린 무브먼트(green movement)'를 주도했던 미르 호세인 무사비와 메흐디 카루비 등 야당 지도자들을 가택 연금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또 이날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의 접속도 차단했다.
미국은 이란 내 반정부 시위를 노골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이날 "거리로 나선 이란 반정부 시위대의 열망을 분명하고,직접적으로 지지한다"며 "이집트와 튀니지 사태를 '이슬람의 각성'이라고 환영했던 이란 정부의 위선을 고발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힐러리 장관은 이어 "이란의 용감한 국민들도 이집트 국민들이 쟁취한 것과 똑같은 기회를 얻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란 정권이 붕괴되길 희망한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는 강한 톤이었다.
◆도미노처럼 불붙는 민주화 요구
바레인과 예멘에서도 이날 반정부 시위가 발생했다. 왕정국가인 바레인 수도 마나마에서는 수천명의 시위대가 정치개혁과 민생문제 해결 등을 요구하며 경찰과 충돌해 2명이 숨지고 20여명이 다쳤다. 바레인에서 정치 개혁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일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시위는 바레인 인구의 70%에 달하는 시아파가 주도했다.
예멘에서는 32년간 장기집권한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나흘째 계속됐다. 이날 수도 사나에서는 3000여명이 대학 캠퍼스에서 시내까지 행진하며 대통령 퇴진을 요구했다. 예멘은 튀니지와 이집트 혁명에 이어 중동에서 가장 혁명 가능성이 높은 국가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이들 국가뿐 아니라 알제리 모로코 리비아 등 북아프리카 마그레브 국가들과 대부분의 중동 국가들에서도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에서 상대적으로 안정된 정치 체제를 유지했던 왕정 체제 국가들에서도 민주화 요구가 거세다.
카타르에 있는 브루킹즈 도하센터연구소 사디 하미드 소장은 "우리는 범 아랍의 민주화 순간을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워싱턴=김홍열 특파원 kkm1026@hankyung.com
◆이란,제2의 이집트되나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수만명이 참가한 반정부 시위가 열렸다. 이란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건 2009년 6월 대통령선거 직후 부정선거 항의 집회가 열린 이후 처음이다. 테헤란 아자디광장 등에서 시민들은 '독재자에게 죽음을' 등의 구호를 외치며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경찰과 군 병력은 최루가스와 페인트볼을 쏘면서 진압에 나서 유혈 충돌이 벌어졌다. 이날 시위대 1명이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지고,수십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야권은 이란혁명 32주년이 되는 오는 18일 추가 시위를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정부는 2009년에 일어난 반정부 시위인 '그린 무브먼트(green movement)'를 주도했던 미르 호세인 무사비와 메흐디 카루비 등 야당 지도자들을 가택 연금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또 이날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의 접속도 차단했다.
미국은 이란 내 반정부 시위를 노골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이날 "거리로 나선 이란 반정부 시위대의 열망을 분명하고,직접적으로 지지한다"며 "이집트와 튀니지 사태를 '이슬람의 각성'이라고 환영했던 이란 정부의 위선을 고발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힐러리 장관은 이어 "이란의 용감한 국민들도 이집트 국민들이 쟁취한 것과 똑같은 기회를 얻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란 정권이 붕괴되길 희망한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는 강한 톤이었다.
◆도미노처럼 불붙는 민주화 요구
바레인과 예멘에서도 이날 반정부 시위가 발생했다. 왕정국가인 바레인 수도 마나마에서는 수천명의 시위대가 정치개혁과 민생문제 해결 등을 요구하며 경찰과 충돌해 2명이 숨지고 20여명이 다쳤다. 바레인에서 정치 개혁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일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시위는 바레인 인구의 70%에 달하는 시아파가 주도했다.
예멘에서는 32년간 장기집권한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나흘째 계속됐다. 이날 수도 사나에서는 3000여명이 대학 캠퍼스에서 시내까지 행진하며 대통령 퇴진을 요구했다. 예멘은 튀니지와 이집트 혁명에 이어 중동에서 가장 혁명 가능성이 높은 국가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이들 국가뿐 아니라 알제리 모로코 리비아 등 북아프리카 마그레브 국가들과 대부분의 중동 국가들에서도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에서 상대적으로 안정된 정치 체제를 유지했던 왕정 체제 국가들에서도 민주화 요구가 거세다.
카타르에 있는 브루킹즈 도하센터연구소 사디 하미드 소장은 "우리는 범 아랍의 민주화 순간을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워싱턴=김홍열 특파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