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균 사장 "올해 모바일 화두는 4G와 태블릿"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14일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저가 스마트폰 출시 계획을 밝힘에 따라 중저가용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내 업체들은 고성능 프로세서와 대형 화면을 탑재한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주력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안에 150달러 이하짜리 보급형 스마트폰으로 중저가 시장 진출의 포문을 연다는 계획이다. 신 사장은 "세계적으로 스마트폰이 올해 전체 휴대폰 판매량의 35%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커지는데 스마트폰 보급 확대에 중저가 스마트폰 역할이 클 것"이라며 "확장되는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이 주목받는 것은 그만큼 잠재 수요에 따른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100달러대 중저가 스마트폰이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작년 13.5%에서 올해 17.8%를 기록한 뒤 2014년에는 30%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중저가 스마트폰은 기존 스마트폰에 비해 기능은 떨어지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글을 쓰거나 사진을 올리는 용도에 특화해 10대 청소년을 중심으로 높은 인기를 모으고 있다. 노키아는 지난해 100달러짜리 스마트폰을 출시한 데 이어 대당 70달러짜리 제품까지 내놨다. 대만 스마트폰 전문업체 HTC도 유럽과 인도 등에 이 같은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신 사장은 4대 허브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했다. 4대 허브는 '갤럭시S2'에서 서비스되는 리더스 허브,게임 허브,뮤직 허브,소셜 허브 등이다.

신 사장은 "삼성전자는 주로 하드웨어 중심으로 발표해 왔지만 이제 콘텐츠 서비스를 잘 하지 못하면 스마트폰 승자가 될 수 없는 시대가 왔다"며 "4대 허브는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를 아우르는 콘텐츠 허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드웨어 부문에서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전 세계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콘텐츠 허브를 모바일에 구축하겠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올해 화두로는 4세대 이동통신기술(4G)과 태블릿PC를 꼽았다. 신 사장은 "시간이 빠르다. 돌이켜보면 3G로 넘어간 게 엊그제 같은데 4G에 대해 얘기하는 시기가 왔다"며 "스마트폰 태블릿PC 보급이 늘어날수록 시스템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올해 누가 더 4G에서 차별화된 기술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단말기 시장에서도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갤럭시탭 10.1이 기존 제품보다 스크린이 넓기 때문에 더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신 사장은 "갤럭시탭이 휴대성을 강조했다면 갤럭시탭10.1은 보는 측면을 강조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갤럭시S2의 출시 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지난해 아이폰으로 인해 발생했던 KT와의 불편했던 관계를 지적하자 '그런 일 없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신 사장은 "우리는 KT와 싸운 적이 없다. KT도 중요한 고객이다"라며 "'갤럭시S 2'를 어떻게 국내 출시할지는 통신사와 협의해 마련할 것이며 구체적인 시기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답했다.

바르셀로나=임원기/안정락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