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운영체제(OS)를 놓고 글로벌 업체들의 주도권 경쟁이 다시 본격화하고 있다. 기존 경쟁 구도가 애플 아이폰 대 구글 안드로이드 진영의 대결이었다면 모바일 OS 2차대전에서는 경쟁 구도가 훨씬 복잡해졌다.

세계 최대 PC 제조업체인 휴렛팩커드(HP)가 자체 모바일 OS 탑재 제품을 출시한 데다 세계 1위 휴대폰 업체 노키아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폰7 진영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삼성전자도 자체 OS 바다(bada)를 탑재한 스마트폰 웨이브2를 앞세워 전선에 뛰어들었다.

노키아와 MS는 11일 '광범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노키아는 MS의 '윈도폰7'OS 기반 스마트폰을 내놓는 한편 MS의 검색엔진 '빙'이 노키아 스마트폰 검색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또 노키아 지도프로그램 맵스가 MS의 지도 서비스로 채택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키아가 MS와 전격 손을 잡은 것은 노키아의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심비안 OS가 고급제품 출시에 한계를 보였기 때문이었다. MS 역시 윈도폰7 OS의 확장을 위해 노키아와 같은 대형 휴대폰 제조사와의 협력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벤 우드 CCS 인사이트 애널리스트는 "노키아는 그간 정체된 시기를 보냈는데 이는 노키아가 스마트폰 부문에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양사의 협력이 모바일 OS 대전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HP는 이보다 앞서 1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싱크 비욘드(Think Beyond)'라는 행사를 갖고 자체 웹OS를 탑재한 '비어(Veer)''프리3(Pre3)' 두 종류의 신제품 스마트폰과 태블릿 터치패드를 공개했다. 그동안 구글과 애플이 장악해 온 모바일 플랫폼 시장에 대한 PC업계 1위 HP의 첫 번째이자 대대적인 반격인 셈이다. 향후 노트북 제품군까지 웹OS를 탑재해 플랫폼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도 발표했다.

HP가 내놓은 웹OS 2.2의 신기술인 '터치투셰어(Touch to Share)'는 같은 OS를 사용하는 스마트폰끼리 서로 부딪히면 간단하게 콘텐츠를 공유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주소록이나 문서 등을 간편하게 공유할 수 있으며 스마트폰으로 걸려온 전화를 태블릿PC로 받을 수 있다.

웹OS는 휴대용 디지털기기(PDA) 초창기부터 10여년이 넘는 전통을 지닌 운영체제로 반응속도가 빠르고 업무와 메시징에 최적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비즈니스 전용인 블랙베리 OS와 달리 일반 사용자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하기에 좋은 게 웹OS다. 다만 애플리케이션이 아직은 수천개 수준에 불과한 것이 약점이다.

삼성전자도 지난 6일 자체 모바일 플랫폼 '바다'를 탑재한 스마트폰 '웨이브 2'를 국내에 출시했다. 웨이브2에는 삼성전자가 개발한 '소셜 허브'기능이 들어가 있는 게 특징이다. 소셜 허브란 트위터 · 페이스북 · 미투데이 등 SNS,이메일,문자,주소록,캘린더 등을 하나로 통합해 관리할 수 있는 통합 메시징 서비스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제공한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