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1조원 넘는 '매물 폭탄'을 쏟아내 코스피지수가 2000선마저 위태로워졌다. 각국의 긴축 움직임,증시 수급 악화 등 악재가 많아 조정이 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코스피지수는 10일 37.08포인트(1.81%) 급락한 2008.50으로 마감해 2개월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결정을 하루 앞둔 데다 옵션 만기일까지 겹쳐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지수 급락으로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2주 사이 65조원 이상 사라졌다.

외국인은 1조1038억원의 순매도를 기록,작년 '11 · 11 옵션 쇼크' 때(1조3094억원 순매도) 이후 최대 매물을 쏟아냈다. 개인이 8000억원 순매수로 맞섰지만 프로그램에서도 4884억원의 매물이 나와 지수를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외국인은 주식 현물시장에서 3일째,선물에서는 6일째 순매도하며 시장을 압박했다. 외국인은 지난 1월 3460억원어치 순매수했으나 이달 들어 5거래일 만에 약 1조8000억원의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증권사들은 코스피지수가 수급선으로 불리는 60일 이동평균선(2021)을 내줬고 외국인의 차익 실현 움직임이 계속돼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 전문가는 조정이 길어질 경우 1분기 중 1900대 중반까지 밀릴 수 있다며 신중한 대응을 주문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