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잇따라 직원들에게 보너스를 지급하거나 임금을 인상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구조조정 등을 거치면서 살아남은 직원들에 대한 보상"(뉴욕타임스)이라는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제너럴모터스(GM)가 시간제 생산직 근로자 5만3000여명에게 초과이익분배금(PS · profit sharing) 명목으로 1인당 3000달러(330만원)의 성과급을 이달 중 지급할 예정"이라고 9일 보도했다. 1908년 회사 설립 이후 최대 규모 성과급이다.

포드와 크라이슬러도 이달 중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다. 포드는 4만6000명의 근로자들에게 1인당 최소 5000달러를 지급할 계획이다. 2000년 이래 가장 큰 규모다. 미국 빅3 중 지난해 유일하게 적자를 낸 크라이슬러도 직원들에게 1인당 750달러의 성과급을 지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GM과 포드는 지난해 금융위기 여파에서 벗어나 미국 시장에서 좋은 실적을 냈다. 2009년 경영 악화로 파산보호 신청까지 했던 GM은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전년보다 7% 늘어난 221만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다.

GM은 19.1%의 점유율로 도요타를 멀찍이 따돌리고 1위 자리를 고수했다. 지난해 11월엔 미국 기업 사상 최대인 158억달러 규모 기업공개(IPO)에 성공,뉴욕증시에 재상장했다.

지난해 사상 최고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한 유럽 최대 자동차 업체인 독일의 폭스바겐은 직원들에게 임금 인상으로 화답하고 있다. AFP통신은 "폭스바겐이 독일 최대 산별 금속노조인 이게메탈과 올해 임금을 3.2% 인상하는 데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폭스바겐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연봉을 동결해왔다. 또 폭스바겐은 10만여명의 직원들에게 1년치 연봉의 1%에 해당하는 보너스도 지급키로 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