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리테일에 이어 LG실트론도 기업공개(IPO)를 위한 주관사 선정 작업에 들어가면서 지주사들의 비상장 자회사 가치가 부각되고 있다. 올해는 대기업그룹 계열 비상장사들의 IPO가 잇따를 전망이어서 지주사에 대한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LG 자회사인 실리콘 웨이퍼업체 LG실트론은 연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주관사 선정절차에 착수했다. LG실트론은 설 연휴 직전 대우 우리투자 등 국내 5개 증권사와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외국계 투자은행(IB) 6곳 등 총 11개사에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LG실트론은 이르면 이달 중 쇼트리스트를 선정한 뒤 주관사를 확정할 계획이다.

이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LG실트론의 적정 가치는 1조5000억~2조원으로 장부상 가치인 2395억원을 크게 웃돈다"며 "실트론 상장이 LG의 기업가치 상승과 주가 재평가를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장 후 시장가격이 형성되면서 자회사 가치에 대한 할인율이 축소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연구위원은 LG CNS와 서브원 등 다른 비상장 자회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LG는 이날 장 초반 LG실트론 상장 기대감으로 1.50% 상승했으나 시장이 큰 폭으로 밀리면서 약보합(-0.70%)에 거래를 마쳤다.

한화 CJ 두산 SK 등 다른 지주사들에 대한 투자를 권하는 의견도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자회사들의 상장 추진으로 순자산가치가 올라가고 현금 창출 능력도 부각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사 IPO 담당자들은 올해 한화 계열 한화건설 한화 CNS와,CJ계열 CJ헬로비전 CJ GLS 등의 상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국제회계기준(IFRS)의 본격 시행에 따라 올해 상장이 예정되지 않은 비상장 자회사의 가치도 어느 정도 현실화될 것"이라며 "사업구조 고도화와 인수 · 합병(M&A) 등 지주사 체제 안정화도 지주사 가치를 한 단계 높여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정환/송종현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