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5단체와 한국철강협회 등 13개 업종별 단체는 정부가 2013년 시행하는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를 2015년 이후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을 국무총리실 등에 냈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건의문에서 "배출권거래제를 도입하면 국내 제조업의 원가가 올라 기업의 경쟁력이 약화하고 미국, 중국, 인도, 일본 등 주요국이 이를 연기하거나 철회하는 국제적 추세에도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온실가스 목표관리제의 효과가 검증되는 2015년 이후에 배출권거래제 시행을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게 산업계의 요구다. 이들은 "한국은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할 수밖에 없는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여서 국제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다"며 "배출권의 10%만 유상으로 할당돼도 산업계 전체가 연간 5조6천억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배출권거래제 도입에 중요한 고려사항인 포스트(post) 교토 체제의 국가별 의무부담에 대한 논의가 진척되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배출권거래제를 전면 도입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내용도 건의문에 담겼다.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배출권거래제 시행으로 비용이 과중해지면 국내 생산기지를 외국으로 옮기거나 외국인이 국내 투자를 꺼릴 수도 있다"며 "이를 연기 또는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은 "당장 올해부터온실가스 목표관리제의 적용을 받는 곳이 468곳에 이른다"며 "이들에게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가 중복규제"라고 지적했다. 이 제도의 주무부서인 환경부는 산업계의 반발을 고려, 2013~2015년까지 1단계 기간엔 기업에 무상으로 할당하는 배출권의 비율을 현재 90% 이상에서 95% 이상으로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유연하게 운용하겠다는 입장이다. 2단계(2016~2020년)와 3단계(2021~2025년)의 무상할당 비율은 시행령으로 따로 정하기로 했다. 기존엔 2단계는 시행령으로 3단계는 무상할당 비율이 0%가 돼 기업이 탄소배출권을 모두 사야 했다. 환경부는 또 기업이 받은 할당량을 다 쓰지 못했을 때 다음 단계로 이월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며 배출권거래소에서 할당량 초과분을 사지 않을 때 과징금을 시장가격의 5배에서 3배로 낮추도록 협의중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온실가스 배출량 허위보고 등에 따른과태료도 현재 5천만원에서 1천만원으로 낮추는 방안도 적극 검토중이다. 채주연기자 jycha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