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동철씨(38)는 얼마 전 친구로부터 갤럭시탭을 선물로 받았다. KT 아이폰을 쓰고 있는 김씨는 'OPMD 서비스(쇼데이터셰어링)'에 가입하면 월 3000원에 갤럭시탭도 쓸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지점을 찾았다. 하지만 "통화 기능이 있는 기기는 쇼데이터셰어링에 가입할 수 없다"는 답변만 듣고 돌아와야 했다.

국내 이동통신사들의 OPMD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늘고 있다. OPMD는 하나의 요금제로 다양한 기기에서 데이터를 나눠 쓸 수 있는 서비스.각종 정액요금제에 가입한 스마트폰 이용자는 월 3000원만 내면 태블릿PC 사용 약정을 별도로 맺지 않아도 OPMD 전용 유심만 끼워 자신의 스마트폰에 할당된 데이터를 나눠 쓸 수 있다.

통신사들은 하지만 요금제를 발표할 때와는 달리 각종 제약을 두고 있다. SK텔레콤은 한 회선당 OPMD 유심을 최대 5개까지 쓸 수 있다고 규정해 놓았지만 정작 일부 지점에서는 내부 규정이라며 OPMD 유심을 두 개까지만 판매하고 있다. 네티즌 '청보라'는 "영등포 신촌 강남 테크노마트 등 네 군데 지점을 다 둘러봤지만 답변은 똑같았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데이터 폭증에 대한 우려로 서비스를 꺼리고 있다. KT는 OPMD 서비스로 쓸 수 있는 데이터 용량에 제한을 두고 있지만 SK텔레콤의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는 OPMD 서비스도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뒤늦게 방송통신위원회에 약관 변경을 신청했지만 두 달이 넘도록 방통위는 답변을 주고 있지 않다.

최성호 방통위 통신이용제도과장은 "약관 변경은 소비자 이익을 침해할 우려가 있고 한편으로는 데이터 폭증 문제도 있어 검토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해명했다. 네티즌 'ipalm'은 "데이터 제한을 걸더라도 빨리 좀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KT는 OPMD 약관에 통화 기능이 있는 기기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도록 해놓아 소비자들로부터 적잖은 불만을 사고 있다. 전문가들은 OPMD 유심은 원래 통화 기능이 지원되지 않는데 이런 규정으로 갤럭시탭 등을 쓰지 못하게 되는 건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