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모래바람'에 코스피지수가 31일 38포인트 급락하며 2070선 아래로 추락했다. 외국인은 현 · 선물 시장에서 1조5000억원 가까운 '매물 폭탄'을 던지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주말 뉴욕증시가 이집트 시위 격화의 여파로 큰 폭으로 떨어진 영향에 약세로 출발해 오전 장에 2070선까지 밀렸다. 오후 들어 2090선에 근접하며 회복 기미를 보였지만 외국인 매물이 늘면서 결국 38.14포인트(1.81%) 떨어진 2069.73으로 장을 마쳤다. 이로써 1월 증시는 0.91% 상승에 그쳤다.

설 연휴를 앞두고 차익실현 욕구가 커진 상황에서 이집트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지자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외국인은 주식 현물을 6971억원,선물을 7914억원 각각 순매도했다. 주식 현물 순매도액은 작년 '11 · 11 옵션쇼크'(1조3094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조정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1월 중순부터 진행돼 온 기간조정 장세가 이집트 사태로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작년 5월 이후 조정다운 조정 없이 숨가쁘게 지수가 올라오면서 피로감이 쌓인 데다 이머징 시장의 인플레이션 우려로 글로벌 자금이 선진국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는 점 등이 부담이란 지적이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