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의 하나는 성장에 따른 고용흡수력이 높지 않다는 것이다. 즉 고용 없는 성장이 이뤄지면서 고용 둔화와 정체 및 감소현상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일자리 창출이 부진한 가장 큰 이유는 물론 경제 성장의 둔화와 경제구조의 변화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최근 경제가 성장하고 있음에도 일자리 창출은 경제성장률에 미치지 못하고 있음은 우리나라 경제가 고용 흡수력이 낮은 구조로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최근 일자리 창출이 국가정책의 우선분야로 자리매김하면서,일자리창출을 위한 다양한 정책이 수립되고 사회적 관심 또한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점차 소상공 생계형창업 비중이 커지고 있는 게 주목된다.

중기청 발표에 의하면,2010년 신설법인 수는 6만312개로,이는 전년 대비 6.1% 증가한 것이다. 업종별로 볼 때,서비스업의 창업 성장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업은 8.9% 증가로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그리고 창업 규모에 있어서는,1억원 이하의 소자본 창업이 7.9% 증가해 가장 활발했다. 특히 1인 창조기업이 3만2000개 늘어 전년 대비 15.7% 증가를 보였다. 이는 주로 서비스 분야에서 소자본 창업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다.

우리나라 자영업자 수가 경제활동인구의 20%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이는 선진국에 비해 자영업 비중이 크게 높은 것이다. 국가 전체의 창업에서 서비스유통 창업 비중이 2006년에 54%였던 것이 2010년에는 64%로 늘어나 서비스유통 위주의 소상공인 창업이 전체 창업의 절대다수를 차지한다.

이는 결국 생계형 창업으로서,이들의 창업이 실패하면 자칫 빈민층으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정책이 시급한 시점이다.

소상공인진흥원이 작년 7월에 발표한 '전국 소상공인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소상공인의 92.4%는 독립점 형태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자영업을 하게 된 동기도 생계 유지를 위한 것이란 답이 80.2%였다. 창업을 위한 정보습득 방법으로는 41.6%가 친인척과 친구로부터이며,34.9%는 정보습득 채널 없이 창업을 했다고 답했다.

이 같은 창업에 대한 실태를 종합해 볼 때,최근의 생계형 창업은 매우 불안정한 상태에서 사업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겠다. 따라서 이들의 사업실패는 사회적 양극화를 더욱 초래하고 결국 사회적 불균형을 악화시키는 문제가 발생될 수 있다는 면에서 그 심각성이 크다.

최근 정부는 청년창업,기술창업,시니어창업 등 다양한 창업 지원정책을 통해 창업을 장려하고,이를 통한 일자리창출을 이루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런 정책 추진의 성과에다 취업난까지 겹쳐 창업은 빠른 속도로 늘어가고 있다. 특히 고령화 시대의 도래와 함께 시니어 창업에 대한 지원도 늘려가고 있어서,시니어 일자리창출 증가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경험과 전문성이 없는 청년과 장년,그리고 노년층을 창업으로 이끌기에 앞서,가능한 한 재취업과 적어도 징검다리 프로그램을 통한 충분한 창업 준비가 이루어져 창업실패를 줄이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생계형 창업의 대부분이 영세하기 때문에 소득,고용안정성 등이 매우 열악한 수준인 것은 두말할나위가 없다. 만약 사업이 실패하면 재기하기 어려운 상태로 추락할 수도 있다. 따라서 정부는 '창업이 곧 일자리 창출이다'라는 명제에 의한 양적 위주의 창업 정책에 지나치게 집중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일자리의 양을 늘리는 것도 시급하지만,보다 중요한 것은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다.

이정희 < 중앙대 교수·산업경제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