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항만노조단체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주요 항구를 봉쇄,곡물 수출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AFP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아르헨티나는 옥수수 세계 2위,대두 세계 3위,밀 세계 4위의 곡물 수출 대국이어서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국제 곡물 시장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AFP통신은 "아르헨티나 4개 항만노조단체들이 이날 오전부터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며 "이로 인해 최대 곡물 수출항인 로사리오 주변 산로렌조 항구 등 9개 항구가 봉쇄됐다"고 전했다. 노조원들은 기존보다 25%가량 오른 5000페소(175만원)의 월 최저 임금을 정부에 요구했으며,이를 놓고 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아르헨티나에선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국민들의 살림살이가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FP통신은 민간 컨설팅업체 에코라티나가 실시한 설문조사를 인용,아르헨티나 국민 중 30%가 자신을 빈곤층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물가 상승에 따른 구매력 감소가 가장 큰 이유라고 전했다. 인플레가 정부의 빈곤층 감소 노력을 가로막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아르헨티나 국립통계센서스연구소는 지난해 공식 인플레율을 10.9%로 발표했다. 2004년의 12.3%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그러나 에코라티나는 실제 인플레율이 26.6%에 달했다고 주장했다. 다른 경제 전문가들도 지난해 인플레율을 23~27%로 보고 있다. 지난해 인플레율 상승이 주로 식료품 가격 인상에 따른 것이어서 서민들이 느낀 충격은 그만큼 더 컸을 것이라고 AFP통신은 지적했다.

이와 관련,최근 메르세데스 마르코 델 폰트 아르헨티나 중앙은행 총재는 인플레를 억제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물가 상승으로 일부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경기를 의도적으로 냉각시킬 필요는 없다"고 말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