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부산역서 대규모 시민대회…시내 곳곳 현수막 유치열기

 부산이 조용하게 펼쳐온 동남권 신공항 유치활동을 대구와 밀양의 강력한 홍보전에 맞서 대규모 시민대회를 여는 등 공세적으로 전환했다.

 부산지역 시민단체로 구성된 바른공항건설시민연대는 27일 오후 3시 부산역 광장에서 ‘가덕도 신공항 건설 쟁취를 위한 부산시민대회’를 갖는다고 26일 밝혔다.부산시와 부산시의회,부산상공회의소,동북아허브공항포럼 등이 후원하는 시민대회에는 460여개 시민단체,직능단체,국민운동단체 등에서 1만50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행사는 홍보물 상영을 시작으로 신공항 가덕도 건설의 당위성을 밝히는 대회사,궐기사,격려사에 이어 대정부 촉구문과 결의문 낭독 등으로 진행된다.

 이날 시민대회에 이어 16개 구.군별로도 가덕도 신공항 유치를 위한 집회를 열어간다는 계획이다.앞서 24일 허남식 부산시장은 합리적인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을 위해서는 국민들이 의견수렴이 필요하다고 보고, 정부 주관의 공청회 및 공개토론회를 제안했다.

 허 시장은 공개토론을 제안하면서 “신공항 입지는 24시간 운항 가능한 안전한 허브공항이라는 조건이 전제돼야만 한다”며 “이 조건을 충족하는 후보지만이 대안이될 수 있으며, 그렇지 않으면 입지평가를 할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그는 “김해공항이 있는 부산이 가장 큰 이해 당사자임에도 대구·경북에서 과도하게 밀양 유치를 주장하고 있는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이해 당사자인 부산시민이 받아들일 수 없는 신공항 건설이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부산지역 각 기관, 단체들도 그동안 유치경쟁의 과열을 피하기 위해 자제해 왔던 현수막 등을 시내 주요 간선도로,교차로,건물 등 곳곳에 내걸기로 했다.부산지역 구·군의 기초단체장 및 부단체장,의회 의장은 지난 25일 관용차에 ‘동남권 신공항 부산 가덕 해안이 최적지’라는 스티커를 부착했다.부산시 본청 및 직속기관, 구.군 동사무소 등 모든 공무원들도 지난 19일부터 ‘동남권 신공항은 가덕도로’가 적힌 리본을 가슴에 달고 근무하고 있다.

 부산이 신공항 유치활동을 공세적으로 전환한 것은 정부의 지자체 눈치보기는 여전한데다 대구 경북 등 밀양을 지지하는 측에서는 국회의원들을 앞세워 정부를 압박하고, 시상금을 걸고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의 다각적인 유치활동을 펼침에 따라 더 이상 논리적 이성적 대응으로 맞설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지역간 과열경쟁을 막기 위해 그동안 이성적으로 벌여온 조용한 유치활동이 신공항 유치에 대한 부산시민의 열의가 적은 것처럼 해석됐다”며 “이제부터는 시민들의 의지를 그대로 보여주고 유치활동에 힘을 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