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반도정책을 총괄하는 제임스 스타인버그 미 국무부 부장관이 26일 방한,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면담을 갖고 이명박 대통령을 예방한다.

스타인버그 부장관과 우리 측 고위인사들은 남북대화,6자회담 재개,북한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스타인버그 부장관은 김 장관과의 면담에서 '선(先) 남북대화-후(後) 6자회담 재개' 기조를 확인한 미 · 중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고 앞으로 남북대화를 통한 6자회담 재개 여건 조성을 위해 긴밀히 협의해 나가자는 뜻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핵의 최대 현안으로 등장한 UEP가 9 · 19 공동성명과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 등에 위배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한 · 미 · 일 공조를 바탕으로 안보리 대응조치를 적극 추진하자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김 장관은 이날 내 · 외신 정례브리핑에서 남북 고위급 군사회담과 관련,"정부가 북한에 요구하는 천안함 및 연평도사건의 책임 있는 조치에 대해 어떤 문안이 됐든지 우리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내용이 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그동안 천안함 · 연평도 사건에 대해 북측의 책임 있는 조치(사과 및 책임자 처벌)와 추가도발 방지 확약을 강조했다.

김 장관이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에 대해 '국민이 납득할 만한'이라는 다소 모호한 표현을 사용한 것은 남북대화를 강조한 미 · 중 정상회담 이후의 정세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외교소식통들은 풀이하고 있다.

북한이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가 상황이 꼬이면 정부의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26일 남북 고위급 군사회담 개최를 위한 예비회담을 제의하는 김관진 국방부 장관 명의의 전통문을 북측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앞으로 보낼 예정이다. 예비회담 장소는 판문점으로,날짜는 설 연휴 다음 주로 제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