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기업 연구 · 개발(R&D)센터의 수도권 진입을 활성화시켜 달라는 재계 요구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이 행정부처 및 공기업 이전 계획과 어떤 형태로 맞물려갈지 주목된다. 내년부터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이전이 본격화되는 과천정부청사 부지를 R&D센터로 활용하는 방안이 급부상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국내 100대 기업(매출 기준)을 대상으로 벌인 '과천정부청사 이전부지 개발방향 설문조사'에서 기업들은 'R&D단지'(43.3%) 조성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도와 과천시가 지난해 8월 과천정부청사 부지 등을 활용하기 위해 발표한 '과천 교육 · 과학 · 연구중심도시'개발안에는 R&D센터 유치 방안이 이미 담겨 있다.

경기도 등은 부처 이전으로 비게 되는 과천정부청사(67만3000㎡)와 바로 옆 지식정보타운 및 포일2지구(190만㎡),북부지역(198만㎡)을 연계 · 개발해 클러스터화하는 안을 내놓았다. 과천정부청사는 '교육과 공공R&D 단지',지식정보타운과 포일2지구는 이러닝(e-learning)과 게임 정보기술(IT) 제조업 R&D 등이 들어서는 '산업 · R&D 단지'로 각각 개발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부가 기업 R&D센터의 수도권 설립을 본격적으로 지원하면 더 많은 부지가 연구소 등에 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관계자는 "과천정부청사 등은 지자체가 단독으로 개발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정부 지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계속됐다"며 "협의 등이 잘 이뤄지면 R&D센터 유치의 최적지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 말까지 지방 혁신도시로 이전하는 공기업들이 남기고 가는 알짜 부지도 R&D센터 후보지로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은 서울 삼성동 사옥을 팔고 전남 나주로 옮기고,한국석유공사는 경기 안양에서 울산으로 이전한다. 경기 성남에 있는 가스공사와 도로공사는 각각 대구와 경북 김천으로 옮겨간다.

서욱진/유승호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