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거래 200만대 시대가 열렸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작년 10월까지 국내 중고차 거래가 총 215만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5% 증가했다. 2009년 노후차 세제지원제도에 힘입어 사상최대인 196만대의 거래를 기록했던 중고차 시장이 당초 우려와 달리 2010년에도 성장세를 이어간 것이다.

특히 신차 판매대수 대비 중고차 거래대수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중고차 거래대수가 신차 판매대수를 추월하기 시작한 것은 1998년.당시 국제통화기금(IMF) 구제 금융 등 경기 악화로 중고차를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분석도 있었지만,이후 중고차 거래 대수의 우위는 한번도 뒤집히지 않았다.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신차 판매가 늘어날수록 중고차 시장은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연간 중고차 거래 대수를 살펴보면 1996년 100만대를 돌파한 이후 2005년 169만대,2007년 181만대,2009년 196만대 등으로 꾸준히 증가해왔다.

이는 국내 자동차 시장이 점차 선진 시장의 단계로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의 경우 중고차 시장의 거래대수가 신차 대비 약 1.5배,미국의 경우 2.5배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10년 신차 판매량이 150만대 수준임을 감안하면 조만간 중고차 거래가 신차 판매 대비 2배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고차 시장의 이 같은 성장 요인으로는 먼저 신차 판매 증가에 따른 매물 증가가 꼽힌다. 특히 차를 바꿔 타는 교체 위주의 신차 구매 패턴이 일반화되면서 신차 판매는 곧바로 중고차 발생으로 이어지고 있다.

과거와 달리 중고차 성능이 크게 뒤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도 시장에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 다만 이러한 요인들이 중고차 업계 스스로의 노력보다는 신차 시장으로부터 비롯되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물론 업계에서도 인터넷 사이트 등 새로운 거래 경로의 활성화,품질 보증 프로그램,중고차 경매장에 이르기까지 시장의 신뢰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왔다. 실제 중고차 거래 유형에 있어 1998년 직거래 비율이 60%에 달했던 것이 2010년에는 40% 수준으로 떨어져 매매 시장의 기능이 점차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허위 매물,위장 거래 등 일부 매매 업체의 부도덕한 행위로 인해 중고차 시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최근에는 높은 할부 금리로 인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자 금융감독원과 여신금융협회가 중고차 할부 비교공시시스템을 개선하는 등 변화의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200만대 시대에 진입한 중고차 시장,외형에 맞는 선진 시장으로 발전하기 위해 업계 스스로의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글로비스 자동차경매장 부장 rjs3762@glovi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