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는 다소 풀린 듯한 분위기지만, 영하 10도를 밑도는 한파는 계속되고 있다. 증시도 마찬가지다. 코스피 지수가 2100선에 안착하는가 싶더니 지난 21일 순식간에 하락했다.

국내 증시에도 매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해 말부터 약한 악재 바람(미풍)에도 코스피 지수는 외국인들의 '사자'세로 2100선까지 올라섰다. 하지만 더 센 바람(중풍)이 불면서 증시는 급락세를 나타냈다.

미국의 경기 회복과 기업들의 실적 호전 등이 훈풍으로 작용해왔지만 이제는 힘을 못쓰고 있지만, 중국의 긴축재정 움직임은 증시를 압박하고 있다. 국내 증시에는 미풍(美風)이 셀까? 중풍(中風)이 셀까? 23일 관련업계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상황이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을 예상하고 나섰다.

사실 지난 21일은 미국의 고용시장 및 주택매매 활성화를 보여주는 경제지표가 발표됐다. 그럼에도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국내총생산(GDP) 예상치 상회 소식이 중국 긴축 우려를 불러 일으켰다. 다시 말해 중풍이 국내 증시를 움직인 것이다.

이번 주엔 중국 경기선행지수(12월)가 발표된다. 지난 주 발표된 중국 경기지표가 예상을 웃돌았기 때문에 경기선행지수가 지난 달에 이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중국이 추가 긴축에 나설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가 높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박형중 우리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최근의 물가상승에는 계절적 요인 등으로 인한 농산물 가격의 상승세가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며 "중국은 통화정책뿐만 아니라 규제 등을 적절히 사용해 물가안정을 꾀할 것"으로 예상했다.중국은 춘절~전인대 사이에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반면 미풍은 국내 증시에 긍정적 요인에 가깝다. 미국에서는 4분기 국내총생산(GDP) 발표가 예정되어 있는데, 미국의 4분기 성장률 컨센서스는 3.5% 정도다. 1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도 열릴 예정이다. 미국 경기는 서서히 온기를 되찾고는 있지만, 실업률을 충분히 떨어뜨리고 신용흐름을 정상화시키기 위해서는 기존의 재정 및 통화 정책을 유지하리라는 예측이 대부분이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은 이머징 국가와는 달리 인플레이션이 우려할 만한 수준에 도달하지 않았다"며 "이번 FOMC에서는 금리동결 및 양적완화 정책의 지속을 천명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렇다고 중풍이 국내 증시를 끌어내리는 요소로만 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중국은 최대의 명절인 '춘절'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춘절효과가 제대로 발휘된다면 일부 업종이나 종목은 중국 수혜를 톡톡히 볼수 있다.

중국 상무부의 자료에 따르면 2009년 춘절 기간동안 13.8%를 기록했던 전년대비 소매판매증가율은 2010년에는 4%포인트 증가한 17.8%로 확대됐었다. 금액으로는 3400억 위안을 기록했다.

이처럼 금융위기 이후 2009년과 2010년의 양호한 춘절 기간 소매판매로 인해 2011년에도 춘절 소비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가전하향’, ‘이구환신’ 등의 정책이 2011년에도 유지되고 품목 또한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중국정부의 소비부양 정책에 대한 효과가 춘절 소비와 맞물릴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예측하고 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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