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병가로 임시 경영을 맡게 된 팀 쿡 최고운영책임자(COO · 사진)가 경쟁사의 태블릿 PC에 대해 독설을 날렸다. 경쟁사에 독설을 퍼붓던 잡스의 모습과 비슷하다.

미 경제 격주간지 포천은 "쿡 COO가 지난 18일 애플 4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PC에 대해 혹평했다"고 20일 보도했다.

쿡 COO는 "MS 태블릿PC는 크고 무거우며 비싸고 배터리가 오래가지 않는다"며 "솔직히 말해 소비자들은 별로 관심이 없을 제품"이라고 말했다.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PC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몸집만 큰 스마트폰에 불과하다"며 "정체성이 없는 괴상한 물건"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다른 태블릿 PC에 대해서는 솔직히 잘 모른다"며 "대부분의 사람은 아이패드를 선택한다"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는 과거 잡스가 각종 행사에서 경쟁사에 독설을 퍼부었던 것을 연상케 한다. 잡스는 지난해 "경쟁사 태블릿PC들은 미국에 도착하는 즉시 사망 상태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IBM에서 12년간 근무한 후 1998년 애플에 합류한 쿡은 지독한 일벌레로 유명하지만 잡스에 견줄 만한 카리스마는 갖고 있지 않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쿡이 이를 만회하기 위해 잡스를 본떠 독설을 날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