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주를 중심으로 숨가쁘게 올랐던 코스피지수가 외국인과 기관의 대형주 집중 매도에 숨고르기 장세를 보였다.

20일 외국인과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1454억원, 953억원의 순매도세를 나타냈고, 이중 대형주지수 종목의 매도 규모는 1411억원과 1185억원이었다.

이에 따라 이날 코스피지수가 0.43% 하락한데 반해 중형주지수는 0.20% 내려 상대적으로 낙폭이 작았고, 소형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오히려 상승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9.03포인트(0.43%) 내린 2106.66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지수는 전날 미국 증시가 부진한 금융주의 실적과 경기지표 발표로 하락한 가운데 내림세로 출발했다. 외국인의 매도세에 대응해 개인이 '사자'에 나섰지만, 기관마저 순매도로 돌아서며 약세흐름을 이어갔다.

외국인이 1454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도 투신 1490억원 등 953억원의 매도 우위였다. 개인은 3164억원을 순매수했다.

항공주가 올 여객부문과 화물부문의 호조 기대감에 올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3%, 4%의 강세였다.

반면 은행주들은 미국 금융주의 부진한 실적발표 여파로 하락했다. 신한지주 KB금융 우리금융 등이 1% 내렸다. 전날 장중 100만원까지 올랐던 삼성전자는 외국계 증권사 창구를 통한 매도세 유입에 98만2000원까지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국내외 악재에도 꿋꿋이 상승세를 유지하며 이틀 연속 올랐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0.07% 상승한 533.36으로 장을 마쳤다.

미 증시 하락에도 소폭 상승세로 출발한 코스닥은 코스피 하락, 환율 상승, 수급 악화 등에도 불구하고 개인 매수에 힘입어 장중 내내 상승세를 이어갔다. 개인은 19억원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7억원, 11억원 순매도했다.

원·달러 환율은 사흘만에 올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2원(0.83%) 오른 1119.5원을 기록했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개인이 외국인의 수급공백을 메웠지만, 최근 증시의 주도세력이 외국인이기 때문에 코스피지수가 숨고르기를 했다"며 "외국인은 삼성전자가 잠정실적을 발표한 지난 7일부터 매도세를 보였지만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태도를 바꿨다고 해석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