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은행 골드만삭스가 또다시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분기 순익이 반 토막 나며 최악의 실적을 나타냈지만 거액의 보너스 잔치를 벌인 것이다. 구제금융을 받았던 2008년 이후 3년째 계속되는 논란이다.

2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23억9000만달러로,전년 동기(49억5000만달러) 대비 52% 감소했다. 매출은 86억4000만달러로,전년 동기 대비 10% 줄었다.

골드만삭스의 실적 부진은 2009년 매출액의 50% 이상을 차지했던 채권을 비롯한 트레이딩 매출의 비중이 40%대 수준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그러나 이날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임직원들의 보너스 비용으로 153억7600만달러를 배정했다고 밝혔다. 임직원 3만5700명에게 1인당 평균 43만7000달러(4억9000만원)를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뉴욕 월가 금융회사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CNBC방송은 "법적 하자는 없더라도 골드만삭스는 도덕적 논란을 비켜갈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미 정부로부터 10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받은 회사가 보너스 잔치를 벌이는 것은 전형적인 모럴해저드라는 얘기다.

골드만삭스의 보너스 지급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골드만삭스는 2008년 구제금융을 받았던 그 해 953명의 직원에게 100만달러 이상의 보너스를 지급했다. 2009년에도 임직원 1인당 50만달러의 보너스를 지급했다가 여론의 지탄을 받기도 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