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을 기반으로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수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펀드시장도 개인투자자들의 손절매가 상당 부분 마무리된 것으로 평가돼 펀드 수탁액이 지난해 318조원에서 올해 343조~375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자본시장연구원은 19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본관에서 '2011년 자본시장 전망과 주요이슈' 세미나를 열고 올해 자본시장의 모습을 예측했다.


주식시장 전망과 관련,김준석 연구위원은 "한국 증시의 저평가 매력과 환율 하락 기대감이 여전하다"며 "국내 투자자들 역시 금리가 낮은 상황에서 다른 투자수단이 마땅치 않아 주식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국제회계기준(IFRS) 본격 도입으로 기업가치 평가기준에 변화가 생기는 점은 투자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지적했다.

지난해 랩어카운트 열풍은 주식형펀드에도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의미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김재칠 펀드 · 연금실장은 "직접투자와 주식형펀드 등 주식 관련 투자수단은 중장기적으로 서로 양(+)의 상관관계를 나타낸다"며 "지난해 26조원에서 올해 40조원 이상으로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이는 퇴직연금시장도 펀드 성장에 긍정적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기준금리는 75~100bp(0.75~1.0%포인트) 추가 인상될 것으로 보여 채권 수익률도 국고채 3년물을 기준으로 연 3.7~4.2%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황세운 연구원은 "시장은 이미 기준금리보다 50bp(0.50%포인트) 이상 높은 채권 수익률을 반영하고 있다"며 "회사채 발행은 다소 감소할 것으로 보이며,정부의 자본유출입 규제에도 한국물에 대한 외국인의 수요는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상품별로는 위안화 절상에 따라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위안화 채권(딤섬본드)에 대한 인기가 높아질 전망이다.

증권업에서는 개인 자산관리업의 비중 확대가 산업 구조 재편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신보성 금융투자산업실장은 "자산관리와 이를 위한 맞춤형 상품 제공은 자본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라며 "대부분의 증권사가 비슷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증권업계의 구조변화가 올해부터 시작되고,몇년 후에는 시장지배적 증권사까지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자산운용업에서는 해외 운용사들의 본격적인 국내 진출로 국내 운용사들이 시장 장악의 한계에 부딪힐 전망이다. 사모펀드 시장이 성장하면서 기관 고객을 많이 확보한 운용사와 자문사는 사모펀드 전문 운용사로 진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