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홍성에 제2 생산기지…'영업익 1조' 기반 닦는게 내 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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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용 일진전기 부회장
전선용 銅가격 올라 경영 리스크…선물거래 등 헤지 통해 적극 대응
CIS·동유럽 중견기업 M&A…해외 영업거점 대폭 확충할 것
中 BYD도 배터리업체서 변신…전기차 사업 아무런 '장애' 없어
전선용 銅가격 올라 경영 리스크…선물거래 등 헤지 통해 적극 대응
CIS·동유럽 중견기업 M&A…해외 영업거점 대폭 확충할 것
中 BYD도 배터리업체서 변신…전기차 사업 아무런 '장애' 없어
"운칠기삼(運七技三)이죠." 최진용 일진전기 부회장(61)은 20일 한경 BIZ Insight와의 인터뷰에서 최고경영자(CEO)로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2004년 일진중공업 대표이사에 이어 2005년부터 일진전기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8년차 CEO'의 자기평가치고는 겸손했다.
스스로를 낮추지만 최 부회장이 그간 이룬 성과는 결코 작지 않다. 취임 첫해인 2005년 매출 3700억원이던 일진전기를 6년 만에 매출 1조원짜리 기업으로 키워냈으며 △전선 부문 △중전기(변압기,발전용 부품 등) 부문 △환경 부문 등 3대 주력사업의 토대를 탄탄히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도 최 부회장의 이런 성과를 높이 평가해 작년 초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그는 스스로의 경영 스타일을 "직선적이고 공격적"이라고 평가했다. 뭔가 목표를 정하면 그걸 이루기 위해 밤낮을 세워 돌진한다는 얘기다. 공대(인하대 전기공학과) 출신에 해병대를 나온 이력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이 때문일까. 그가 그리는 일진전기의 미래 청사진은 과감하고 도전적이다. 최 부회장은 "매출 1조원을 돌파한 일진전기를 2015년까지 매출 3조원짜리 회사로 키우겠다"고 자신했다. 또 "전기자동차 완성차 사업에 진출하고 스마트그리드,신재생에너지 등 신성장동력 사업에서도 빠른 시일 내에 성과를 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일진전기가 작년에 매출 1조원을 돌파했습니다.
"잠정 집계한 결과 작년에 1조4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2005년 대표이사를 처음 맡았을 때 허진규 회장에게 '10년 내 매출 1조원 기업으로 키운 뒤 그만두겠다'고 약속했는데,6년 만에 약속을 지켰네요. "
▼올해 경영목표는 어떻게 잡았나요.
"매출 1조1500억원에 영업이익 800억원을 올릴 겁니다. 매출을 더 늘릴 수도 있지만,올해는 수익성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려고 합니다. "
▼가장 큰 경영 리스크는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원자재 가격입니다. 전선에 쓰이는 동(銅 · 구리) 가격이 급등하는 게 문젭니다. 특히 과거와 달리 최근 동 가격은 국제시장에서 'ETF(Exchange Traded Fund)'를 통한 새로운 방식의 투자가 늘어나면서 가파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동 5㎏을 1주로 정해 주식처럼 거래하는 투자 방식인데,주식거래를 하려면 동 실물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사재기 등 가수요가 나타나고,그 여파로 동값이 계속 오르는 거죠.올해도 선물거래 등 헤징(hedging)을 통해 적극 대응하려고 합니다. "
▼'매출 1조원'에 이은 새로운 경영목표는 정했습니까.
"당연히 매출 2조원,3조원에 도전하는 것이겠죠.2015년에 매출 3조원을 올릴 겁니다. 그런 생각으로 올해 일진전기 경영비전도 '새로운 도전'으로 정했어요. 매출 규모를 키우는 것과 함께 영업이익 1조원을 올리는 회사를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
▼매출 3조원 기업을 만들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할 생각인가요.
"가장 시급한 게 생산시설 확충입니다. 지금 일진전기 생산라인(인천 수원 안산)에서 올릴 수 있는 매출은 최대 1조5000억원 정도입니다. 앞으로 매출 5조원,10조원짜리 회사를 만들려면 생산시설을 더 확보해야 해요. 다행히 작년에 충남 홍성에 35만평의 부지를 확보해 둔 게 있습니다. 우선 이곳에 내년 상반기 중 지금의 2배 규모를 갖춘 변압기 · 중전기 공장을 지을 겁니다. 다른 공장들도 순차적으로 증설할 계획입니다. 또 지금 5곳에 불과한 해외 영업거점도 대폭 늘릴 생각입니다. 국내 시장만 봐서는 성장에 한계가 있는 만큼 해외 생산기지도 확보할 계획이에요. 그린필드(해외에 부지를 확보해 생산라인을 새로 짓는 것)와 기업 인수 · 합병(M&A) 등 여러 방법을 놓고 고민 중입니다. "
▼해외 투자는 그린필드와 M&A 가운데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입니까.
"최근 기업경영의 트렌드는 '스피드'입니다. 의사결정과 진행의 속도가 엄청 빨라요. 그런 점에서 M&A를 하는 게 낫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 작년에 해외 컨설팅업체에 의뢰해 해외 각국의 전선사업 현황,수요,경쟁사를 조사했어요. 1차로 35개국의 투자 우선순위를 정해 들여다 보고 있습니다. "
▼M&A할 기업 규모와 지역은 정했나요.
"덩치 큰 회사보다 기술력 있고 사업경쟁력이 있는 중견기업을 인수하려고 합니다. 지역은 독립국가연합(CIS)이나 동유럽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
▼최근 조직개편을 실시했는데,과거와 어떻게 달라졌습니까.
"지금까지는 5개의 작은 사업부 단위로 쪼개어 운영해 왔는데 이를 크게 전선사업본부와 중공업사업본부,환경사업부로 재편성했습니다. 2개 본부에는 사장급과 부사장급을 내려보내 책임경영을 하도록 맡겼어요. 회사가 성장하면서 나타날 수 있는 의사결정의 비효율을 줄이기 위해서죠.또 신사업 발굴,글로벌 시장 공략을 담당할 전략기획실도 새로 만들고 신수종 아이템을 발굴하기 위해 차세대기술연구원도 신설했습니다. "
▼신수종사업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입니까.
"크게 세 가지입니다. 우선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준비 중입니다.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의 충전기 분야에 참여하고 있어요.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에도 진출할 계획입니다. 풍력발전에 쓰이는 변압기와 모터 등을 개발하는 것이죠.전기자동차 사업에도 뛰어들 생각입니다. 우선 배터리를 시작으로 모터와 컨버터 · 인버터 등 컨트롤 시스템 개발에 착수할 겁니다. 올해는 이들 세 사업을 본격 착수하는 해입니다. 필요하다면 M&A도 하고 우수인력도 스카우트할 계획입니다. "
▼전기자동차 사업은 어떤 형태로 진행할 생각인가요.
"2015년까지 완성차 제조도 해 볼 생각입니다. 전기차는 기존 차(車)산업과 완전히 다릅니다. 배터리가 엔진을 대신하고 컨버터와 인버터 등이 미션을 대체하는 겁니다. 차체와 인테리어는 아웃소싱하면 됩니다. 일진전기가 전기차 사업을 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봐요. 중국 BYD도 배터리 업체에서 지금은 전기차 업체로 성장한 겁니다. 올 상반기 중에 전기차 사업에 관한 로드맵을 내놓을 계획입니다. "
▼일진그룹 최장수 CEO로서 목표가 있다면….
"지금 당장 인기를 얻기보다 훗날 일진전기의 발전에 큰 족적을 남긴 CEO가 되고 싶다는 게 제 목표입니다. 경영자로선 일진전기가 영업이익 1조원짜리 회사로 나아갈 수 있는 기반을 닦고 싶습니다. 외형을 키우는 것과 동시에 일진전기를 우수한 인재가 '가고 싶은 회사',직원들이 '있고 싶은 회사'로 만들 겁니다. "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스스로를 낮추지만 최 부회장이 그간 이룬 성과는 결코 작지 않다. 취임 첫해인 2005년 매출 3700억원이던 일진전기를 6년 만에 매출 1조원짜리 기업으로 키워냈으며 △전선 부문 △중전기(변압기,발전용 부품 등) 부문 △환경 부문 등 3대 주력사업의 토대를 탄탄히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도 최 부회장의 이런 성과를 높이 평가해 작년 초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그는 스스로의 경영 스타일을 "직선적이고 공격적"이라고 평가했다. 뭔가 목표를 정하면 그걸 이루기 위해 밤낮을 세워 돌진한다는 얘기다. 공대(인하대 전기공학과) 출신에 해병대를 나온 이력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이 때문일까. 그가 그리는 일진전기의 미래 청사진은 과감하고 도전적이다. 최 부회장은 "매출 1조원을 돌파한 일진전기를 2015년까지 매출 3조원짜리 회사로 키우겠다"고 자신했다. 또 "전기자동차 완성차 사업에 진출하고 스마트그리드,신재생에너지 등 신성장동력 사업에서도 빠른 시일 내에 성과를 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일진전기가 작년에 매출 1조원을 돌파했습니다.
"잠정 집계한 결과 작년에 1조4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2005년 대표이사를 처음 맡았을 때 허진규 회장에게 '10년 내 매출 1조원 기업으로 키운 뒤 그만두겠다'고 약속했는데,6년 만에 약속을 지켰네요. "
▼올해 경영목표는 어떻게 잡았나요.
"매출 1조1500억원에 영업이익 800억원을 올릴 겁니다. 매출을 더 늘릴 수도 있지만,올해는 수익성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려고 합니다. "
▼가장 큰 경영 리스크는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원자재 가격입니다. 전선에 쓰이는 동(銅 · 구리) 가격이 급등하는 게 문젭니다. 특히 과거와 달리 최근 동 가격은 국제시장에서 'ETF(Exchange Traded Fund)'를 통한 새로운 방식의 투자가 늘어나면서 가파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동 5㎏을 1주로 정해 주식처럼 거래하는 투자 방식인데,주식거래를 하려면 동 실물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사재기 등 가수요가 나타나고,그 여파로 동값이 계속 오르는 거죠.올해도 선물거래 등 헤징(hedging)을 통해 적극 대응하려고 합니다. "
▼'매출 1조원'에 이은 새로운 경영목표는 정했습니까.
"당연히 매출 2조원,3조원에 도전하는 것이겠죠.2015년에 매출 3조원을 올릴 겁니다. 그런 생각으로 올해 일진전기 경영비전도 '새로운 도전'으로 정했어요. 매출 규모를 키우는 것과 함께 영업이익 1조원을 올리는 회사를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
▼매출 3조원 기업을 만들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할 생각인가요.
"가장 시급한 게 생산시설 확충입니다. 지금 일진전기 생산라인(인천 수원 안산)에서 올릴 수 있는 매출은 최대 1조5000억원 정도입니다. 앞으로 매출 5조원,10조원짜리 회사를 만들려면 생산시설을 더 확보해야 해요. 다행히 작년에 충남 홍성에 35만평의 부지를 확보해 둔 게 있습니다. 우선 이곳에 내년 상반기 중 지금의 2배 규모를 갖춘 변압기 · 중전기 공장을 지을 겁니다. 다른 공장들도 순차적으로 증설할 계획입니다. 또 지금 5곳에 불과한 해외 영업거점도 대폭 늘릴 생각입니다. 국내 시장만 봐서는 성장에 한계가 있는 만큼 해외 생산기지도 확보할 계획이에요. 그린필드(해외에 부지를 확보해 생산라인을 새로 짓는 것)와 기업 인수 · 합병(M&A) 등 여러 방법을 놓고 고민 중입니다. "
▼해외 투자는 그린필드와 M&A 가운데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입니까.
"최근 기업경영의 트렌드는 '스피드'입니다. 의사결정과 진행의 속도가 엄청 빨라요. 그런 점에서 M&A를 하는 게 낫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 작년에 해외 컨설팅업체에 의뢰해 해외 각국의 전선사업 현황,수요,경쟁사를 조사했어요. 1차로 35개국의 투자 우선순위를 정해 들여다 보고 있습니다. "
▼M&A할 기업 규모와 지역은 정했나요.
"덩치 큰 회사보다 기술력 있고 사업경쟁력이 있는 중견기업을 인수하려고 합니다. 지역은 독립국가연합(CIS)이나 동유럽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
▼최근 조직개편을 실시했는데,과거와 어떻게 달라졌습니까.
"지금까지는 5개의 작은 사업부 단위로 쪼개어 운영해 왔는데 이를 크게 전선사업본부와 중공업사업본부,환경사업부로 재편성했습니다. 2개 본부에는 사장급과 부사장급을 내려보내 책임경영을 하도록 맡겼어요. 회사가 성장하면서 나타날 수 있는 의사결정의 비효율을 줄이기 위해서죠.또 신사업 발굴,글로벌 시장 공략을 담당할 전략기획실도 새로 만들고 신수종 아이템을 발굴하기 위해 차세대기술연구원도 신설했습니다. "
▼신수종사업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입니까.
"크게 세 가지입니다. 우선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준비 중입니다.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의 충전기 분야에 참여하고 있어요.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에도 진출할 계획입니다. 풍력발전에 쓰이는 변압기와 모터 등을 개발하는 것이죠.전기자동차 사업에도 뛰어들 생각입니다. 우선 배터리를 시작으로 모터와 컨버터 · 인버터 등 컨트롤 시스템 개발에 착수할 겁니다. 올해는 이들 세 사업을 본격 착수하는 해입니다. 필요하다면 M&A도 하고 우수인력도 스카우트할 계획입니다. "
▼전기자동차 사업은 어떤 형태로 진행할 생각인가요.
"2015년까지 완성차 제조도 해 볼 생각입니다. 전기차는 기존 차(車)산업과 완전히 다릅니다. 배터리가 엔진을 대신하고 컨버터와 인버터 등이 미션을 대체하는 겁니다. 차체와 인테리어는 아웃소싱하면 됩니다. 일진전기가 전기차 사업을 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봐요. 중국 BYD도 배터리 업체에서 지금은 전기차 업체로 성장한 겁니다. 올 상반기 중에 전기차 사업에 관한 로드맵을 내놓을 계획입니다. "
▼일진그룹 최장수 CEO로서 목표가 있다면….
"지금 당장 인기를 얻기보다 훗날 일진전기의 발전에 큰 족적을 남긴 CEO가 되고 싶다는 게 제 목표입니다. 경영자로선 일진전기가 영업이익 1조원짜리 회사로 나아갈 수 있는 기반을 닦고 싶습니다. 외형을 키우는 것과 동시에 일진전기를 우수한 인재가 '가고 싶은 회사',직원들이 '있고 싶은 회사'로 만들 겁니다. "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