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청(廳)이라도 만들어 중국에서 쏟아지는 기회를 우리 것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

윤영각 삼정KPMG 회장은 18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기업인 등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삼정KPMG 신년경제포럼'에서 대(大)변혁기를 거치고 있는 중국을 활용할 정부 차원의 부처나 기관 신설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회장은 "1993년 미국 포천이 선정한 글로벌 500대 기업에 중국기업은 한 곳도 없었지만 20년도 안 돼 46개로 늘었고 시가총액 상위 10개 은행 중 4개가 중국계 은행일 정도로 무섭게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이 적극적인 인수 · 합병(M&A)을 통해 글로벌 시장으로 영토를 넓혀가고 있다"며 "과거에는 '만만디'라고 불렸지만 최근에는 한국의 강점인 '빨리빨리' 문화를 더 잘 활용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윤 회장은 중국이 급성장하는 환경에서 우리 기업들이 취해야 할 전략으로 '신기술 · 신시장 · 신산업'을 꼽았다. 신기술 전략은 중국이 작년에만 37개 일본 기업을 인수,선진국에 뒤처진 기술력을 보완하고 있듯이 국내 기업들도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기업을 적극 인수해야 한다는 의미다. 또 강한 성장잠재력을 지닌 아프리카 등 신시장을 공략하고,녹색에너지 등 신산업 분야 진출에도 힘써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날 포럼에서 '대전환 2011'이란 주제발표를 한 진념 전 경제부총리(삼정KPMG 고문)는 극복해야 할 5대 리스크(위험요인)로 △북한 △부채 △금융 △인플레이션 △복지경쟁을 제시했다. 진 전 부총리는 "국민소득 2만달러에서 새롭게 도약해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선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정치 안정과 국민적 에너지를 결집할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진 전 부총리는 부채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현재 진행 중인 저축은행 구조조정 과정에서 경영과 감독책임을 분명하게 따져볼 것을 주문했다. 인플레 리스크와 관련해 그는 "최근 8년간 등유 가격이 98% 오르는 동안 전기요금 인상은 12%로 억제한 것이 전력대란의 근본적인 원인"이라며 "정부의 실패가 분명한 만큼 가격통제 정책을 최소화하고 부작용을 피해나가는 유연한 정책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의 복지경쟁 리스크에 대해서는 우선 순위를 명확하게 따져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 전 부총리는 "혼자 꾸는 꿈은 단지 꿈일 뿐이지만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며 "5대 리스크 극복으로 '새로운 10년'을 '도약의 10년'으로 만들어 가자"고 강조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