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근 골프볼을 제대로 치기 위해 드라이버의 페이스가 평평하면 좋을 것 같은데,어떤 드라이버를 살펴봐도 평평한 것은 없다. 자신의 드라이버 페이스가 둥글다는 것을 아는 사람도 드물지만 둥글게 돼 있는 이유를 아는 골퍼는 더욱 없다. 결론부터 말하면 페이스의 스위트스폿(유효 타점)을 벗어난 곳에 볼이 맞았을 때 방향성과 거리의 손실을 줄이기 위해 둥근 것이다(그림1).

페이스의 힐(뒤끝)-토(앞끝) 방향으로 둥글게 돼 있는 것은 '벌지'(bulge)라고 하고,위아래 방향으로 둥근 것을 '롤'(roll)이라고 한다. 우선 벌지부터 살펴보자.페이스가 평평하다고 가정하고 그림1과 같이 페이스의 토쪽에 볼이 맞았다고 생각해 보자.헤드의 무게 중심선을 벗어난 곳이므로 임팩트 순간 그림1과 같이 헤드에 시계방향의 회전력이 주어진다. 이때 볼과 페이스 사이의 접촉에 의한 기어효과로 볼에는 반시계 방향의 스핀(회전)이 생긴다. 이 스핀은 야구의 투수가 커브 볼을 던질 때의 회전 방향과 동일해 타깃의 왼쪽으로 휘어진다. 골프에서는 이것을 훅 스핀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림1처럼 페이스가 둥근 경우에는 훅 스핀이 걸리는 것은 동일하지만 볼의 출발 방향이 오른쪽이 된다. 출발할 때 오른쪽으로 출발해 훅 스핀을 먹고 왼쪽으로 휘어져 타깃 방향으로 간다. 볼이 힐쪽에 맞으면 볼의 출발 방향은 왼쪽이지만 슬라이스 스핀을 먹고 오른쪽으로 휘어져 목표 방향으로 간다. 이것이 벌지 효과다.

벌지 효과로 인해 거리 손실이 줄어드는 것은 그림2,3으로 설명할 수 있다. 임팩트 시 볼에 전달되는 힘은 페이스에 수직으로 작용한다. 페이스가 평평하면 이 힘이 작용하는 선이 무게중심에서 상당히 멀리 있지만(거리A),둥글면 거리가 짧아지므로(거리B) 볼에 전달되는 힘의 손실이 줄어든다. 스위트스폿에 정확히 맞으면 힘의 작용선이 무게중심을 지나게 된다. 이때 헤드의 힘이 모두 볼에 전달돼 가장 먼 거리를 낼 수 있다.

롤의 역할도 마찬가지다. 다만 위아래 방향으로 스위트스폿을 벗어났을 때 방향성과 거리의 손실을 줄여주는 것인데,벌지만큼 큰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이는 클럽헤드의 힐-토 방향이 더 길기 때문이다.

조영재 골프칼럼니스트 yjc@imaster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