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뮬러원(F1) 코리아 그랑프리의 대회운영법인인 카보(KAVO)는 14일 서울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정영조 대표와 장홍호 경영관리본부장,김연수 건설본부장 등 3명의 상근이사를 해임했다. 작년 10월 국내 첫 F1대회를 치르는 과정에서 엉성한 대회 운영이 도마 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카보 측은 F1 경주장 건설지연과 건설비용 증가,부실한 마케팅,대회운영 미비,MBH(엠브릿지홀딩스)의 투자금 보충 미비 등에 대한 경영책임을 물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주총에는 카보에 지분을 투자한 전남도청과 전남개발공사,SK건설,신한은행,농협중앙회,광주은행 등 주요 주주 6곳이 모두 참석했지만,정 전 대표가 공동 대표로 있는 MBH는 빠졌다.

카보는 후임 대표이사에 박원화 전 외교통상부 본부대사(61)를 임명했다. 한국항공대 항공우주법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박 신임 대표는 1974년 외무고시에 합격한 후 외교통상부 공보관과 주스위스대사 등을 역임했다. 2002년 전라남도에서 국제관계자문대사로 근무하기도 했다. 전남도청 관계자는 "현 운영진으로는 올해 성공적인 대회를 치를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 해임에 따라 카보의 조직 축소 및 F1대회 조직위의 확대 개편 방안 마련이 탄력을 받게 됐다. 카보는 조직위 산하기구 수준으로 격하돼 국제자동차연맹(FIA) 등 F1 관련 국제기구와의 연락업무 정도만 맡고,조직위가 올해 F1대회를 주도할 전망이다.

그러나 정 전 대표가 주총 결정에 반발해 법적 대응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여진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