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인상 요구 러시] 재계 "올려줄 여력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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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눈치에 제품값 인상도 못해
경총, 2월말 가이드라인 제시
경총, 2월말 가이드라인 제시
기업들은 금융권 노조를 비롯한 노동계가 올해 두 자릿수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나서자 크게 긴장하며 협상 과정을 주시하고 있다. 자칫 산업계 전반으로 임금인상 요구가 봇물처럼 확산될 수 있어서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12일 "대기업들이 자체 임금인상을 최대한 억제하는 대신 협력사 등의 근로조건을 개선하라는 게 사회적인 요구 아니냐"며 "국내에서 임금 수준이 가장 높은 은행 노조가 한꺼번에 10% 이상 올려달라는 것은 이기주의의 극치"라고 지적했다.
기업들은 정부 눈치를 보느라 제품값을 제대로 올릴 수 없어 노조의 임금인상 요구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경기 회복세가 더딘 것도 산업계의 걱정이다.
A사 관계자는 "원유 등 국제 원자재값이 급등하고 있는 데다 원 · 달러 환율까지 떨어지는 등 경영 환경이 좋지 않다"며 "올 7월 복수노조 시행을 계기로 노조 계파 간 선명성 경쟁이 붙으면 기업들이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복수노조 체제에서 각 현장조직들이 주도권을 잡기 위해 더 많은 임금과 성과급을 달라며 파업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는 얘기다.
대규모 제조업체들이 우수 인재를 금융권에 뺏기지 않기 위해 임금을 더 올려줘야 하고,이 과정에서 중소기업들이 피해를 볼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은행이나 대기업과 임금 경쟁을 벌일 만큼 넉넉한 중소기업이 드물기 때문이다.
연 매출 400억~500억원 규모의 자동차 부품업체 B사 관계자는 "2008년 말 글로벌 경기침체가 시작된 후 2년간 임금인상을 유보하는 대신 고용을 보장하기로 노조와 합의했다"며 "노조가 올해 대폭적인 기본급 인상을 요구할 경우 갈등이 재발하고 결국 경쟁력 약화로 귀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총은 다음 달 한국노총 및 민주노총의 임금인상 요구안을 지켜본 뒤 자체 가이드라인을 각 기업에 배포하기로 했다. 경총 관계자는 "오는 2월 말께 올해 임금인상폭에 대한 합리적인 지침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12일 "대기업들이 자체 임금인상을 최대한 억제하는 대신 협력사 등의 근로조건을 개선하라는 게 사회적인 요구 아니냐"며 "국내에서 임금 수준이 가장 높은 은행 노조가 한꺼번에 10% 이상 올려달라는 것은 이기주의의 극치"라고 지적했다.
기업들은 정부 눈치를 보느라 제품값을 제대로 올릴 수 없어 노조의 임금인상 요구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경기 회복세가 더딘 것도 산업계의 걱정이다.
A사 관계자는 "원유 등 국제 원자재값이 급등하고 있는 데다 원 · 달러 환율까지 떨어지는 등 경영 환경이 좋지 않다"며 "올 7월 복수노조 시행을 계기로 노조 계파 간 선명성 경쟁이 붙으면 기업들이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복수노조 체제에서 각 현장조직들이 주도권을 잡기 위해 더 많은 임금과 성과급을 달라며 파업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는 얘기다.
대규모 제조업체들이 우수 인재를 금융권에 뺏기지 않기 위해 임금을 더 올려줘야 하고,이 과정에서 중소기업들이 피해를 볼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은행이나 대기업과 임금 경쟁을 벌일 만큼 넉넉한 중소기업이 드물기 때문이다.
연 매출 400억~500억원 규모의 자동차 부품업체 B사 관계자는 "2008년 말 글로벌 경기침체가 시작된 후 2년간 임금인상을 유보하는 대신 고용을 보장하기로 노조와 합의했다"며 "노조가 올해 대폭적인 기본급 인상을 요구할 경우 갈등이 재발하고 결국 경쟁력 약화로 귀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총은 다음 달 한국노총 및 민주노총의 임금인상 요구안을 지켜본 뒤 자체 가이드라인을 각 기업에 배포하기로 했다. 경총 관계자는 "오는 2월 말께 올해 임금인상폭에 대한 합리적인 지침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