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잡힌 서울의 미래 묵과할 수 없어"
시의회 "정치적 술수 불과"…시민 서명으로 청구 전망


오세훈 서울시장이 장기간 논란이 되고 있는 '무상급식 전면 시행' 여부를 주민투표로 결정하자고 10일 제안했다.

서울에서 주민투표가 이뤄진다면 사상 처음이고 전국적으로는 네번째가 되지만, 무상급식 시행 여부를 주민투표로 결정한 자치단체는 아직 없다.

그러나 서울시의회 민주당측은 오 시장의 제안을 거부하기로 해 주민투표가 실제 실시될지는 미지수다.

오 시장은 이날 오후 서소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정이 무상급식에 발목이 잡히고, 그 과정에 서울의 미래와 시민의 삶이 외면당하는 현실을 묵과할 수 없어 전면 무상급식 시행 여부에 대해 시민 여러분의 뜻을 묻고자 한다"며 주민투표 실시를 제안했다.

서울시의회는 올해 초등학교 무상급식 예산을 695억원 신설한 반면 서해뱃길과 한강예술섬 등 오 시장의 역점 사업 예산은 삭감했으며, 지난 6일에는 올해 시내 초등학교에 전면 무상급식을 시행하는 내용의 조례를 직권공포했다.

오 시장은 "올해 국가 총예산이 309조원인데 민주당이 내놓은 무상급식과 무상의료, 무상보육, 1/2등록금까지 공짜 시리즈에 드는 비용은 전국적으로 연간 24조3천억원에 달한다"며 "'망국적 무상 쓰나미'를 서울에서 막지 못하면 국가 백년대계가 흔들린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주민투표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증세나 국가몰락 위험과 같은 불편한 진실은 감추고 재정이 무한정 퍼줘도 마르지 않는 샘인 것처럼 정치적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복지 포퓰리즘 논쟁은 '먹고 살만한 나라'에서 '정말 잘 사는 나라'로 가는 길목에서 나온 유혹의 덫이기에 확실하게 경계하고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이 주민투표를 제안하면 시의회는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결정해야 하며, 시의회가 부결시킬 경우 주민투표 청구권자 총수의 5% 이상 서명으로 투표를 청구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시의회는 "시의회 파행의 책임을 모면하려는 오 시장의 정치적 술수일뿐이다"며 거부 입장을 밝혔다.

시의회는 "주민투표법상 이미 효력이 발생한 예산은 주민투표의 대상이 되지 않는 등 제안에 하자가 있다"며 "더 이상의 의회 무시 행태에 대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민투표 = 지방자치단체의 주요 결정에 주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한 제도다.

주민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거나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지방자치단체의 주요 결정사항이 대상이 된다.

지자체장은 지방의회의 의결이나 일정 수 이상 시민의 청구로 주민투표를 실시할 수 있으며, 주민투표 사항은 투표권자 3분의 1 이상의 투표와 투표인 과반수의 득표로 결정이 된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merci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