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 한파와 홍수 등 이상기후가 몰아치고 있는 가운데 재난채권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7일 보도했다.

크레디트스위스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들은 약 50억달러 규모의 재난채권을 발행했으며 미결제 채권 물량은 140억달러에 이른다. 또 농작물 피해나 테러리스트의 공격 같은 재해를 포함하는 재난채권의 거래 규모도 3000억달러나 됐다.

월가에서는 이들 채권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헤지펀드들이 늘고 있다. 보험연계증권에만 투자하는 크레디트스위스의 한 헤지펀드는 최근 1년반 동안 규모가 2배로 불어나 30억달러나 됐다. 또 뉴질랜드의 퇴직연금펀드는 지난해 2억5000만달러를 재난채권에 투자하는 헤지펀드에 넣었다. 유명 헤지펀드인 시타델 출신 펀드매니저가 만든 8000만달러 규모의 재난채권 전문 헤지펀드는 런던증시에 상장되기도 했다.

역시 재난채권에 투자하는 네필라캐피털의 프랭크 메이저스 대표는 "재난채권은 레버리지가 크지 않아 대형 헤지펀드는 거래를 꺼리지만 분산투자를 원하는 투자자들에게는 매우 유용하다"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

◆ 재난채권

catastrophe bond.보험사들이 지진 등 큰 재해로 보상금액이 커질 경우에 대비해 발행하는 채권.1990년대 허리케인 앤드루가 미국을 강타하면서 보상금만 170억달러에 이르자 보험사들이 재보험상품의 대안으로 발행하기 시작했다. 투자자들은 채권 만기 때까지 큰 재해가 발생하면 원금손실을 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비교적 높은 이자를 챙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