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이코노미스트클럽 회원 가운데 이달 중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예상한 전문가는 2명(10%)에 그쳤다. 반면 동결할 것이라고 답한 이코노미스트는 18명(90%)에 이르렀다. 이달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3일에 열린다.

동결을 점친 이코노미스트들은 △한은이 연초에 기준금리를 인상한 적이 없고 △유럽 재정위기 등 불확실성이 여전한 데다 △중국의 긴축에 따른 국내 경제 영향 등을 좀 더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인상을 점친 전문가는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연구부장과 이성권 신한금융투자 선임 연구위원뿐이었다. 이 연구위원은 1월 금리인상 관측의 배경으로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가 전월 대비 0.6% 상승했고 대외 물가압력이 당분간 확대될 것이란 점을 들었다.

향후 금리인상 시작 시점을 묻는 질문엔 15명(75%)이 '2~3월'이라고 답했다. 물가에 대한 부담으로 더 이상 늦추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장민 금융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상반기 중 물가 상승 압력이 높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1월 경제동향을 살펴본 후 2월에는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권영선 노무라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4월,고유선 대우증권 글로벌경제팀장은 4~5월을 예상했고 임준환 농협경제연구소 거시경제연구실장은 하반기라고 답했다. 임 실장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의 주요 원인이 원자재 및 원유가격 상승에 있고 이는 1~2년의 일시적 효과라고 보기에 현재 기준금리를 올릴 필요는 없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올해 기준금리 전망에 대해선 평균 연 3.25%가 나왔다. 편차도 최저 연 3.0%에서 최고 연 3.5%까지 크지 않은 편이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폭에 대해서도 한번에 0.25%포인트씩,즉 '베이비 스텝'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이코노미스트가 생각하는 적정 기준금리와 한은의 실제 기준금리 운용 전망이 서로 다른 경우도 있었다. 이상재 현대증권 경제분석부장은 올 연말 바람직한 기준금리는 연 4.0%지만 한은이 실제 기준금리를 연말까지 연 3.5%까지 올릴 것이라고 답했다. 권영선 이코노미스트는 "한은 자체 전망으로 살펴본다면 연 3.5% 정도까지 기준금리를 올릴 필요가 있지만 한은이 실제로는 연 3.0% 수준까지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한은이 내놓은 '소비자물가의 중기적 안정'이란 표현은 향후 2~3년에 걸쳐 평균적으로 소비자물가상승률을 3% 수준에 근접시키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