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 정부 고위관계자에게 “북측 화답오면 협조” 부탁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4일 “김정일 위원장과 만나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원하는 한국 국민의 뜻을 전하고 남북간 끊어진 다리를 재건하는 데 일익을 담당하고 싶다”며 평양 방문의사를 공개적으로 표명했다.정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발표한 ‘적대를 넘어 다시 평화로 갑시다’는 공개서한을 통해 “한반도 냉전 청산과 평화와 공동번영,그리고 평화적 통일을 나아가는 주춧돌 하나를 쌓는다는 마음으로 평양에 다녀오고자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새해 벽두에 북한 방문의사를 천명한 것과 관련,정 최고위원은 “남북간 대치국면인 현 상황 타개를 위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난 경험이 있는 정치인으로서 할 몫이 있다고 생각해 공개서한을 발표했다”고 설명했다.정 최고위원은 2005년 통일부 장관시절 자격으로 김 국방위원장을 만난 바 있다.그는 “과거에는 한반도의 운명을 좌우하는 힘이 주변 강대국들로부터 나왔지만 오늘날 전쟁과 평화를 결정하는 주체는 바로 남북한 자신”이라며 “지난 3년동안 끊어진 남북간 대화의 다리를 다시 놓아야한다”고 주장했다.김 위원장를 향해서는 “2011년 새해에 또 다시 제2,제3의 연평도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면 남북 모두 패자가 되는 비극의 길이 될 것”이라며 “2007년 10.4정신으로 돌아가 서로 마음을 열고 대화를 하자”고 촉구했다.

정 최고위원이 이날 평양 방문의사 천명은 우리 정부 뿐 아니라 북한을 향한 메시지 성격도 담겨 있다는 게 측근의 설명이다.당초 비선라인을 통한 북측과 접촉하는 것도 검토했으나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공개서한 형식을 취했다.정 최고위원은 “연초에 북한도 대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만큼 화답이 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정 의원측은 정부 핵심 관계자에게도 “북측에서 화답이 오면 협조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