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국도를 타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느낌이라고 할까. 구글의 두 번째 자체 브랜드 스마트폰 '넥서스S'로 애플리케이션(앱 · 응용프로그램)을 남보다 앞서 실행해보는 것은 색다른 경험이었다. 기존 프로요(안드로이드 2.2) 운영체제(OS)에서의 답답함을 벗어 던질 수 있었다. 고화질 동영상을 실행하는 시간은 이전 안드로이드폰에 비해 절반 정도로 줄었고,전원을 완전히 끈 상태에서 부팅을 완료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딱 16초였다. 본지는 넥서스S의 해외 모델을 국내 언론 가운데 처음으로 입수,최근 닷새간 써봤다.

◆순정 진저브레드의 초스피드

넥서스S는 구글이 설계하고 삼성전자가 제작한 제품이다. 구글의 소프트웨어 경쟁력과 삼성전자의 하드웨어 파워가 결합돼 있다는 얘기다. 넥서스S란 제품명도 구글 브랜드를 의미하는 '넥서스(Nexus · 결합)'와 삼성전자의 대표 스마트폰 '갤럭시S'의 S를 조합했다.

넥서스S가 스피드에 강점을 보이는 것은 순정 진저브레드(안드로이드 2.3) OS를 채택한 덕분이다. 각각의 통신사들이 덧붙여 올린 소프트웨어가 없는 순수한 진저브레드 OS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결합이 최적화돼 있다는 뜻이다. 프로그램 실행을 담당하는 메모리를 업그레이드한 효과도 더해졌다.
[삼성ㆍ구글 '넥서스S' 써보니…] 16초만에 부팅…시골길 달리다 고속道 탄 느낌
◆편리한 사용자 환경

하드웨어적으로는 사용자 환경을 개선하는 데 주력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이전 스마트폰에서는 볼 수 없었던 살짝 휘어진 화면은 손에 쥐는 느낌과 화면을 누를 때의 감촉을 부드럽게 해줬다. 4인치 고해상도(800×480) 아몰레드(AMOLED) 화면을 탑재해 생생한 동영상을 즐길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키패드도 더욱 편리해졌다. 기존 안드로이드폰에서는 영어 대문자를 연이어 입력하려면 화살표(↑) 버튼을 누른 뒤 문자를 클릭하고,다시 한 번 화살표를 누른 뒤 문자를 클릭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넥서스S는 키패드에서도 '멀티 터치'가 가능해 왼손으로 화살표 버튼을 누른 상태에서 오른손으로 대문자를 계속 입력할 수 있다.

◆메모리 확장은 불가능해

넥서스S에는 상하좌우로 움직임을 감지하는 '자이로스코프 센서'도 탑재돼 있다. 3차원(3D) 동영상 게임 등을 즐길 때 유용한 기능이다. 에릭 슈미트 구글 최고경영자(CEO)도 자랑했던 NFC(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이 담겨 있어 모바일 결제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위성 사진을 그대로 확대해 볼 수 있는 '구글어스' 기능이 기본으로 탑재돼 있고,운전할 때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차량모드도 있다.

아쉬운 점도 없지는 않았다. 외장 메모리를 따로 붙일 수 없게끔 설계한 점은 멀티미디어 사용이 많은 사람들에겐 제약으로 느껴지는 대목이다. 두께도 10.88㎜로 갤럭시S(9.9㎜)보다 두껍다. 한국에서는 SK텔레콤이 출시를 검토하고 있어 이르면 다음 달께 제품을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