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묘년엔 코스피가 역대 최고점인 2064.85를 깨고 2400까지 올라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여의도 경기도 확 풀리고 장사하는 사람들 얼굴에 웃음꽃이 피지요. "

서울 여의도 증권가 한복판에서 17년째 고깃집 '주신정'을 운영하고 있는 김종결 대표(66 · 사진)의 새해 소망은 '코스피 대길(大吉)'이다. 김 대표는 '여인천하''황진이''왕과 나'같은 사극에서 중후한 연기로 안방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아온 43년 관록의 탤런트.그가 운영하는 주신정은 여의도 증권맨들 사이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맛집으로 꼽힌다.

코스피지수가 연중최고치(2051.00)로 마감한 지난해 12월30일 주신정은 손님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문 밖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직장인들도 많았다. "주식시장 호황 덕에 손님이 늘었겠습니다"라고 묻자 김 대표는 "주식시장 덕을 많이 못봤어요"라며 고개를 저었다. "주가지수가 크게 상승해서 나쁠 것은 없지만 주위의 생각만큼 여의도 음식장사에 큰 도움이 못됐습니다. "

김 대표는 그 이유를 2년 전 불어닥친 세계 금융위기 여파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증시 호황 때는 증권사 직원들이 툭하면 회식을 했어요. 여의도 상권도 들썩들썩 했죠.점심 때 손님들이 줄을 서고 밤에도 손님이 꽉꽉 들어찼어요. 그런데 금융위기 이후엔 흥청거리는 모습을 보기 어려워요. "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때보다 2년 전 불어닥친 세계 금융위기의 여파가 더 큰 것 같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 대표는 여의도 경기에만 의존하지 않고 한류 마케팅으로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여행사와 연계해 탤런트가 운영하는 맛집이라는 점을 알린 결과,주신정을 찾는 동남아 일본 중국 관광객이 하루에 100명가량 된다고.

김 대표는 "주가지수 상승의 기운이 아직 아랫목까지 전해지지 않고 있지만 한결 밝아진 손님들의 표정에서 희망을 찾고 있다"고 했다. "세계 경기가 확 풀리고 우리나라 주가가 대상승해 여의도에 웃음꽃이 활짝 피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1년 정도 방송을 쉬었는데 새해에는 멋진 작품으로 시청자들과 만나고 싶습니다. "

글=양준영/사진=신경훈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