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은 올해 경영 방침을 '창의적 변화와 혁신'으로 잡았다. 지난해 12월 박근희 사장이 새로 부임하면서 불기 시작한 환골탈태의 바람을 본격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해서다. 박 사장은 국내 1등 기업을 넘어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변화는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해외사업을 강화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현재 국내 보험시장은 저금리 상황이 장기화되고 저출산 고령화 추세로 보험 수요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 환경과 자산운용 모두 녹록지 않은 상태다. 그래서 삼성생명은 해외로 눈을 돌렸다.

먼저 팀 수준에 불과했던 해외사업조직을 해외사업부문으로 확대 개편했다. 향후 해외사업 마스터 플랜을 수립하고 관련 조직이 더 커질 것에 대비해 내린 첫 조치다. 부문장으로는 글로벌 보험시장에서 해외영업 분야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스테판 라쇼테 부사장을 임명했다. 해외사업본부장에도 중국 전문가인 심재호 전무를 선임했다. 삼성생명은 이를 통해 중국시장을 비롯한 해외시장 공략에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박 사장은 "삼성생명은 국내에서 절대적인 1등을 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국내에 머무를 수는 없으며 앞으로는 글로벌 1위를 목표로 해야 한다"며 "모든 경영을 글로벌화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해외사업과 함께 주목하고 있는 또 다른 시장은 퇴직연금이다. 퇴직연금 시장은 올해부터 퇴직보험의 신규 가입이 불가능하고 대기업들의 퇴직연금 전환이 예고되고 있어 전쟁을 방불케 하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은 국내 퇴직연금 시장에서 점유율 17.4%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500여명의 자산운용 전문가,차별화된 서비스 등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 확대에 본격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올해 두 번째 화두는 고객과 현장 위주 경영을 강화하는 것이다. 삼성생명의 고객섬김 경영은 NCSI(국가고객만족도지수)를 7연패할 정도로 국내 최고 수준이다. 고객섬김 경영에 사랑경영을 더해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시킬 예정이다.

현장 위주 경영도 가속화한다. '작은 본사,현장 중시'를 키워드로 경영지원실 폐지를 비롯해 본사의 지원조직을 대폭 축소했다. 축소된 기능은 현장에 전진 배치했다. 또 현장의 업무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업무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본사 지원부서의 모든 파트조직을 없앴다. 대신 여러 판매채널에 분산돼 있던 마케팅 기능은 하나로 통합해 최고경영자(CEO) 직속의 '통합 마케팅실'을 신설했다.

박 사장은 "살아남는 것은 가장 크고 강한 종이 아니라 가장 빨리 변화하는 종임을 명심해야 한다"며 "제2의 창업을 하겠다는 사명감으로 2011년을 희망차게 맞이하자"고 강조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