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증시가 온갖 악재 속에서도 랠리를 펼쳐 신묘년 새해 증시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다사다난했던 경인년과 마찬가지로 새해에도 증시 주변 여건이 녹록지 않아 보인다.

우선 G2(미국 중국)의 경기 회복 여부와 이머징 국가(신흥국)에서 시작된 긴축의 확산 가능성 등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내 요인으론 부동자금의 증시 유입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 여부 등이 주가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G2는 여전히 최대 변수

저금리와 경기부양책을 배경으로 유지돼 온 미국과 중국의 경기 회복세가 이어질 수 있는가가 글로벌 증시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미국 경기가 2차 양적완화 정책이 완료된 후에도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할 경우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더블딥'(경기 일시 회복 후 재침체)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 수 있기 때문이다.

G2가 본격 긴축 기조로 선회하는 시점이 글로벌 증시 변곡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대출 규제,지급준비율 인상 등을 통해 유동성 조절에 나선 중국이 긴축 강도를 높일 경우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고,미국이 금리를 인상한다면 금리차를 이용해 이머징 증시에 유입됐던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지난해와 크게 달라질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리서치기획팀장은 "미국은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꾸준히 올라가고 있고,올해는 부동산 경기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라며 "고용도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점진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또한 장기 성장계획에 따른 투자 확대로 내수 성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미국과 중국 모두 올해까지는 경기 부양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여 공격적인 금리 인상은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국이 금리를 대폭 인상할 경우 핫머니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어 긴축정책은 지금처럼 느린 속도로 진행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유가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경우 금리 인상 압박이 강해질 수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유럽 재정위기도 아직 해소되지 않은 부담 요인이다. 특히 오는 3월을 전후해 그리스의 국채 만기가 집중돼 있어 일각에서는 '3월 위기설'까지 제기한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선진 유럽으로 위기가 확산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연초 증시에는 비우호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부동자금 증시 유입 여부도 주목

국내 증시가 추세적으로 안정적인 상승 흐름을 이어가려면 매수 주체가 다변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올해는 600조원에 달하는 부동자금 가운데 얼마만큼이 증시로 들어올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유동성이 증시로 돌아선다면 주가 상승 탄력은 한층 더 커질 것"이라며 "위험자산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고,랩어카운트 등 이들 자금을 수용할 수 있는 금융상품이 크게 늘어 가능성은 높다"고 판단했다.

김 팀장은 "증시로 유입되는 자금 규모가 늘고 주식형펀드 환매가 일단락되면 대형주에 집중돼 있는 시장의 관심이 중소형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반기엔 MSCI 선진지수 편입 여부가 수급상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선진지수로 편입될 경우 외국인의 포트폴리오 비중 조정으로 자금 유출입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올해로 세 번째 도전인 만큼 외국인 등록제,외환거래 규제 등에 대해 절충안을 마련하면서 선진지수 편입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밖에 △만성 악재인 북한 리스크 △국내 기업들의 이익 증가세 둔화폭 △국내 부동산경기 회복 여부 등도 올해 증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로 꼽았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