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띠 명사들의 새해포부] "영리하고 재빠른 토끼처럼 … 위기 넘어 글로벌 기업·國格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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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이하여 여러분의 가정에 만복이 깃들고 국운이 더욱 융성하기를 기원합니다. 지혜와 번영의 상징인 토끼처럼 국민 모두 슬기를 모아 풍요로운 사회,선진화된 국가를 만들어 가는 희망과 보람의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토끼의 영리함과 넓은 시야,강인한 뒷다리처럼 시장변화에 지혜롭게 대처하면서 우리 사회의 미래를 책임지는 기업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신한의 미션을 충실히 실천하는 원년으로 삼겠습니다. "(서진원 신한은행장)
신묘년(辛卯年) 토끼해를 맞는 토끼띠 명사들의 새해 포부와 각오가 당차다. 덩치는 작지만 영리하고 재빠른 토끼의 지혜와 속도로 위기를 극복하고 글로벌 선도 기업,선두 국가로 나서자는 얘기다.
1939년생으로 토끼띠 경영인 가운데 맏형인 손경식 회장은 "올해는 성장이 다소 둔화될 전망이지만,정부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 기업 또한 투자 확대와 고용창출에 적극 나선다면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전쟁 중에 태어나 올해 환갑을 맞는 1951년생들의 각오는 남다르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의 최대 소망은 명예 회복이다. LG그룹의 간판 회사이면서도 지난해 3분기 이후 적자에 빠진 경영 실적을 흑자로 돌려놓는 게 급선무다. 이를 위해 TV 분야에선 3위 소니의 추격을 따돌리고 세계 1위 도약을 준비하고 있고,스마트폰 판매를 늘려 글로벌 톱3 휴대폰 제조사의 자존심을 되찾을 계획이다.
지난해 현대중공업 계열사로 편입되며 새출발한 현대오일뱅크의 권오갑 사장은 올해를 재도약과 성장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포부를 내놨다. 현대오일뱅크는 올 상반기 안에 하루 5만2000배럴 규모의 제2고도화설비를 가동,고도화비율을 업계 1위로 만들 예정이다.
정동화 포스코건설 사장은 '파부침주(破釜沈舟)의 결의'를 내세웠다. 어려운 경영환경을 이겨내려면 그만큼 결사적인 각오가 필요하다는 뜻에서다. 세계 10위 건설회사로 도약할 성장체제 구축,일류 수준의 원가경쟁력 확보,인적 역량 및 일하는 방식의 글로벌화라는 세 가지 새해 목표도 제시했다. 또 권처신 한화손해보험 대표는 "지난해 두 회사의 통합을 통해 가다듬은 성장 기반을 바탕으로 올해는 본격적인 시너지 창출에 나서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성장과 수익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고 자신했다.
재계의 허리인 1963년생 최고경영자(CEO)들의 각오도 대단하다. 최재원 SK 수석부회장에게 새해의 의미는 남다르다. 최근 조직개편과 함께 신설된 의사결정협의체인 부회장단을 이끄는 중책을 맡으면서 그룹 경영의 중심에 섰기 때문.최 부회장은 "'행복'과 '사람이 중심'이라는 SK의 기업이념을 실천하기 위해 고용창출과 국가 경쟁력 강화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했다.
동갑내기인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사장은 "격동의 시대는 언제나 기회를 잉태하게 마련"이라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온 경험을 자양분 삼아 격동의 시대 속에서도 세계인의 아름다움을 위한 '미의 여정'을 걸어가겠다"고 다짐했다.
또 김상헌 NHN 사장은 "치열하고 힘든 글로벌 업체들과의 싸움에서 신중하지만 움직일 땐 망설임이 없는 토끼처럼 승리해 NHN의 저력을 보이도록 하겠다"며 새해 포부를 밝혔다. 인터넷 쇼핑몰 개설 15주년을 맞은 인터파크의 이기형 회장은 "새해에는 모든 영역에서 소비자가 만족하고 꼭 필요로 하는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다듬고 바꾸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도 1963년생 CEO들이 포진해 있다. 주원 KTB투자증권 대표는 '소녀시대 경영'을 신년 화두로 제시했다. 각 사업 부문이 소녀시대 멤버들처럼 경쟁력을 최대한 발휘, 더욱 안정적이고 탄탄한 수익기반을 갖춘 기업으로 자리잡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설립 4년째를 맞은 이형승 IBK투자증권 대표는 서비스 완성도와 고객 만족도 제고를 새해 목표로 제시하고 "고객과의 소통뿐만 아니라 임직원 · 부서 · 팀 간 소통과 공감을 통해 고객중심의 서비스를 실천, 신뢰받는 증권회사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베스트셀러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로 국내외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의 새해 포부는 '하던 연구를 열심히 하는 것'이다. 그는 "지금 국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금융개혁 논의가 아직 너무 미흡하므로 그걸 고치는 것이 새해 소망"이라며 "금융시스템을 빨리 고쳐놓지 않으면 5년,10년 후에 어떤 문제가 생길지 알 수 없다"고 우려했다.
막내뻘인 박기범 이비즈네트웍스 대표(1975년생)는 "세계 인터넷보안 시장은 또 한 번의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을 절호의 기회로 삼아 알찬 결실을 얻겠다"고 자신했다.
정치인들의 새해 소망은 뭘까.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1951년생)는 "새해에는 국민들이 걱정 없이,더 큰 희망 속에서 살 수 있도록 훈훈한 정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같은 당의 나경원 최고위원(1963년생)은 "철저한 안보태세 확립과 정치 개혁으로 국민 여러분에게 희망을 주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며 "초심을 잃지 않고 정치개혁에 매진해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이용섭 민주당 의원(1951년생)은 민주당의 정책정당화를 새해 목표로 내걸었다. 이 의원은 "2012년 총선 승리와 정권 교체만이 국가를 발전시키고 국민의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라며 "민주당이 국민들에게 대안정당 · 수권정당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정책 정당화'에 개인적 역량을 쏟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리=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