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김)송희가 저보고 내년에 힘들 거라고 겁을 줬어요. 경기하는 건 너무 좋은데 이동 거리가 길고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릴 거라는 얘기였어요. "

'여자 골프의 간판' 서희경(24 · 하이트)은 서울 서초동 파고다아카데미에서 30일 기자들과 만나 "전지 훈련을 잘 마치고 내년 시즌 미국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서희경은 이날 박경실 파고다아카데미 회장에게 "틈틈이 온라인 수강으로 영어 실력을 키워 내년 미국 투어에서도 큰 어려움 없이 적응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공식 후원사인 파고다아카데미는 지난 1년간 여자 프로 골퍼들에게 오프라인 1강좌와 온라인 2강좌를 무료로 수강할 수 있도록 했다.

31일 미국 캘리포니아로 동계 훈련을 떠날 예정인 서희경은 미국LPGA 투어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골퍼라면 누구나 세계 무대에서 뛰고 싶어하기 때문에 감격스럽다"며 "쉽지 않겠지만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내년 시즌을 맞는 서희경의 각오는 남다르다. 국내 무대에서는 통산 11승으로 '골프퀸'에 올랐지만 미국에서는 20대 중반의 나이로 첫해를 맞기 때문.그래서인지 지난달 KLPGA 투어가 끝난 뒤 팬미팅을 하고 곧바로 체력훈련에 돌입했다.

"겨울에 다진 체력을 시즌 마지막까지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느낀 한 해였어요. 체력훈련 강화에 역점을 두고 시즌 중에도 꾸준히 단련할 계획입니다. "

전지 훈련 때 샷과 퍼트의 리듬감을 되찾는 작업도 병행할 계획이다. "올 시즌 전체적으로 리듬이 맞지 않아 애를 먹었어요. 미국은 그린 주변의 러프가 거칠기 때문에 쇼트게임과 퍼트 위주로 연습을 많이 할 생각입니다. "

올 시즌 서희경이 가장 아쉽게 생각하는 것은 국내 마지막 시즌에서 우승이 없었던 점이다. 서희경은 내년엔 일단 미국LPGA투어에 전념할 생각이다. 독하게 마음먹고 열심히 훈련해 신인왕에 오르고 싶다는 목표도 밝혔다.

"내년은 루키로 신인왕을 노려볼 겁니다. 그동안 힘들면 무리하지 않고 쉬었다 했지만 내년에는 제 자신을 이겨내고 인내해야겠지요. 우승에 대한 욕심이나 부담을 버리고 최선을 다하려는 생각뿐입니다. "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