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의 여왕' 속 커플 존재감 '재미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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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의 여왕' 속 ‘불꽃 존재감 커플’들의 맹활약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MBC 월화극 ‘역전의 여왕’이 김남주(황태희)와 박시후(구용식)의 ‘태희구본’ 커플과 김남주(황태희)-정준호(봉준수)의 ‘봉황커플’의 두근거리는 로맨스로 연일 뜨거운 이슈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다른 드라마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이색 역전 커플’들이 유쾌 호흡 열전을 펼치며 깨알 같은 재미를 주고 있다.
‘이유 있는 역전’을 향한 힘찬 행보를 거듭하고 있는 ‘역전의 여왕’의 완성도는 물론 보는 재미를 더욱 높여주는 이색 커플 열전을 살펴본다.
●토라지고 툴툴거리는 깨방정 코믹 호흡 ‘껌딱지 커플’-박시후&임지규
남자 두 명의 투샷이 이렇게 유쾌할 수 있을까. 껌딱지 커플, 용식(박시후)과 강우(임지규)는 마치 톰과 제리처럼 항상 붙어 다니며 통통 튀는 커플 호흡을 보여주고 있다.
외로운 용식의 유일한 짝꿍 노릇을 하는 용식의 비서인 강우는 자신의 고용주임에도 불구하고 용식에게 하고 싶은 말을 거침없이 내뱉는 모습으로 통쾌한 즐거움을 주고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서로가 가진 상처를 비롯해 일부터 사랑까지 속속들이 사정을 다 간파하고 있는 사이. 아무리 토라지고 툴툴거려도 언제 그랬냐는 듯 금세 다시 붙어 다니며 깨방정 코믹 호흡을 드러낸다.
사뭇 진지했던 용식도 강우와 만나면 어린아이같이 순수한 모습으로 돌아갈 정도. 두 사람의 진한 우정이 훈훈함을 안겨준다.
●김치찌개와 고스톱으로 다져진 인간애 ‘남남동거 커플’-박시후&김창완
‘껌딱지 커플’이 티격태격 형제애라면, ‘남남동거 커플’은 투닥투닥 인간애다.
구용식과 목부장(김창완)은 초호화 럭셔리 하우스에서 김치찌개를 끓여 먹고 고스톱을 치며 애틋한 정을 쌓아간다.
어머니의 존재는 모르고 아버지와는 관계가 소원한 용식은 혼자 사는 것이 더 편했지만 언제부턴가 목부장을 가족처럼 대하게 된다.
태희에 대한 마음을 처음 고백한 것도 술에 취해 곯아떨어진 목부장이었고, 시한부 선고 받은 목부장의 사연을 알고 용식은 끝내 함께 살자고 목부장을 붙잡았다.
인정 많은 아저씨처럼 웃으며 용식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 주는 목부장과 그가 없으면 적적함까지 느끼는 용식은 이제 동료애를 넘어 인간애로 발전 중이다.
관록의 배우 김창완은 가족을 위해 온몸 바쳐 일하다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대한민국 대표 가장의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하고 있다.
●여고 시절부터 앙숙, 하지만 절대 등질 수 없는 ‘허당사돈 커플’-박정수&유지인
황태희와 봉준수(정준호)의 결혼을 극구 막았던 두 집안의 어머니, 박정수와 유지인은 영원한 질투와 시기의 대상, '여고 동창생'관계다. 봉황커플의 결혼으로 사돈관계에서 이제 이혼으로 전(前)사돈 관계가 된 상황.
봉황커플의 결혼생활 중에는 서로 자신의 아들, 딸이 안됐다며 원수처럼 지냈지만 이혼 후 함께 손녀딸 소라를 키우며 여전히 붙어 다니고 있다.
어떻게든 두 사람을 재결합시키려는 유지인과 그런 전 사돈에게 마냥 반대하지는 않는 박정수는 이제는 서로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된 채 여고시절 연애담까지 늘어놓으며 유쾌한 ‘아줌마 수다’를 보여준다.
●도로 위에서 키운 인연, 교통연애 커플-채정안&양진우
옛사랑 준수에 대한 미련과 사랑을 버리지 못한 백여진(채정안)에게 필요한 처방은 새로운 사랑. 선우혁(양진우)은 도도하고 까칠한 여진의 곁을 끝까지 따라 다니며 ‘저돌남’의 구애를 펼치고 있다.
‘초식남’이 넘쳐나는 요즘 시대에 여자들이 바라고 바라는 남자다움과 순정을 가진 신선한 캐릭터로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선우혁은 경찰관으로 공권력을 가진 남자. 여진이 속도위반을 하거나 운전 중 통화를 할 때 딱지를 끊으며 계속 여진의 신경을 건드리더니 접촉사고로 위급할 땐 달려와 여진을 난처한 상황에서 구해줬다.
선우혁의 끊임없는 순애보에 여진의 표정과 마음도 점점 녹고 있어 앞으로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진전될 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내연애 ‘강유 커플’ 임지규&강래연, ‘기동 커플’ 최윤영&안상태
물론 태희처럼 구용식같은 재벌남과 사내연애를 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런 본부장님을 찾을 수 없다 해도 대안은 있다.
강우와 유경(강래연)으로 이뤄진 ‘강유 커플’과, 기쁨(최윤영)과 동원(안상태)이 호흡을 맞춘 ‘기동커플’의 알콩달콩한 러브 모드는 사내연애에 대한 시청자들의 로망을 키우기에 충분하다.
유경의 허스키한 목소리를 은쟁반에 다이아몬드 굴러가는 소리라고 말하는 강우와 치질 걸린 기쁨을 밤낮으로 걱정하며 구멍 뚫린 치질환자용 방석을 사다 바치는 동원은 지금으로서는 유경과 기쁨에게 냉대와 무시를 당하지만, 언젠가 활짝 피우게 될 러브라인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시청자들에게도 콩깍지가 쓰인 두 사람의 구애열전과 절대 맺어지지 않을 듯 하다가 점점 발전하는 양상은 마치 회사 내의 비밀 연애를 엿보는 듯 소소한 즐거움을 주고 있다.
한경닷컴 김명신 기자 s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