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춘의 금융Watch] 차기 신한은행장 선임은 신뢰회복 가늠할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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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관리委 3명이 후임 선출…밀실 인사로 보일 가능성 충분
특정인 개입설 계속 나돌아…고객·조직 위한 선택 필요
특정인 개입설 계속 나돌아…고객·조직 위한 선택 필요
신한금융지주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차기 신한은행장 선출을 둘러싸고서다. 신한은행 노조와 일부 직원들은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이 류시열 회장을 통해 특정인을 은행장으로 밀고 있다"며 "라 전 회장은 행장 선임에서 손을 떼라"고 요구하고 있다.
류 회장은 "라 전 회장이 특정인을 행장으로 밀어 달라고 했다는 등 허무맹랑한 소리는 있지도 않고 있을 수도 없는 얘기"라고 일축하고 있다. 금융계에서는 신한은행장 선출을 둘러싼 갈등이 지속될 경우 신한금융이 고객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마저 놓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라 전 회장 개입설'의 배경은
검찰은 조만간 라 전 회장,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이백순 신한은행장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 행장은 검찰 기소가 확정되면 즉시 사퇴한다는 입장이다. 신한금융은 경영권 공백을 막고 외부 개입을 차단하기 위해 곧바로 후임 행장을 선임한다는 방침이다.
신한은행장은 신한금융의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에서 뽑는다. 자경위는 류 회장과 사외이사인 전성빈 서강대 교수,김병일 전 기획예산처 장관 등 3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라 전 회장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음만 먹으면 당장 오늘이라도 행장을 선임할 수 있다.
문제는 여기서 비롯된다. 보기에 따라 '주관적 인사'로 비쳐질 수 있어서다. 노조 등에선 라 전 회장이 지주회사 내 특정인을 행장으로 밀고 있다는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류 회장과 만나 이에 대한 의견조율을 마쳤다는 얘기도 나돈다.
류 회장은 펄쩍 뛴다. 류 회장은 21일 "이 행장을 중심으로 열심히 하고 있는데 노조 등에서 전혀 근거 없는 소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없는 얘기를 지어서 하는 말에 현혹되지 말라는 주문이다.
◆노조 등은'중립적인 인물' 요구
노조와 일부 직원은 물론 재일교포 사외이사들조차 '주관적 인사'의혹을 거두지 않고 있다. 재일교포 사외이사 4명은 "사태수습을 위해서는 류 회장과 사외이사 8명으로 구성된 특별위원회에서 행장을 선임하는 것이 옳다"는 의견을 국내 사외이사들에게 지난 20일 전달했다. 일부 지점장들은 '내분 사태 당사자를 행장으로 선임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작성해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노조는 이에 앞서 "내분 사태와 관련된 지주회사 임원을 행장 후보에서 배제해야 하며 행장 후보는 중립적인 인물이어야 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행장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은 위성호 신한금융 부사장(52)과 이휴원 신한금융투자 사장(57),권점주 신한은행 부행장(55) 등 3명이다. 위 부사장은 신한은행 과천지점장을 거쳐 2004년부터 지주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룹 전반적인 업무에 정통하다. 이 사장은 신한은행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본부장과 부행장을 지냈다. 권 부행장은 소호사업본부장과 부행장보를 두루 거친 대표적인 영업통이다.
◆우리은행장과 국민은행장의 추억
신한은행은 1991년 라 전 회장이 행장으로 취임한 뒤부터 내부에서 행장을 배출하고 있다. 잡음도 없었다. 신상훈 · 이백순 행장이 뒤를 이으면서 은행과 지주사 임원을 모두 지낸 사람이 행장이 되는 관행도 정착됐다.
우리은행은 1999년 옛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병하면서 탄생했다. 당시 두 은행은 합병은행장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기싸움을 벌였다. 결과는 엉뚱했다. 김진만 전 한미은행장이 초대 행장으로 취임했던 것.이후 이덕훈 · 황영기 · 박해춘 행장 등 외부인에게 행장자리를 내주다 2년 전에야 자행 출신 이종휘 행장을 배출할 수 있었다.
국민은행도 그랬다. 2004년 김정태 행장 후임을 둘러싸고 옛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출신 간 경쟁이 과열됐다. 그 결과 후임 행장 자리는 강정원 전 서울은행장에게 돌아갔다. 6년이 지나서야 자행출신 민병덕 행장이 나왔다. 한 전직 시중은행장은 "차기 신한은행장 선출은 오로지 고객의 신뢰 회복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의 전철을 밟지 말라는 법도 없다고 덧붙였다.
경제부 금융팀장 hayoung@hankyung.com
류 회장은 "라 전 회장이 특정인을 행장으로 밀어 달라고 했다는 등 허무맹랑한 소리는 있지도 않고 있을 수도 없는 얘기"라고 일축하고 있다. 금융계에서는 신한은행장 선출을 둘러싼 갈등이 지속될 경우 신한금융이 고객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마저 놓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라 전 회장 개입설'의 배경은
검찰은 조만간 라 전 회장,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이백순 신한은행장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 행장은 검찰 기소가 확정되면 즉시 사퇴한다는 입장이다. 신한금융은 경영권 공백을 막고 외부 개입을 차단하기 위해 곧바로 후임 행장을 선임한다는 방침이다.
신한은행장은 신한금융의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에서 뽑는다. 자경위는 류 회장과 사외이사인 전성빈 서강대 교수,김병일 전 기획예산처 장관 등 3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라 전 회장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음만 먹으면 당장 오늘이라도 행장을 선임할 수 있다.
문제는 여기서 비롯된다. 보기에 따라 '주관적 인사'로 비쳐질 수 있어서다. 노조 등에선 라 전 회장이 지주회사 내 특정인을 행장으로 밀고 있다는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류 회장과 만나 이에 대한 의견조율을 마쳤다는 얘기도 나돈다.
류 회장은 펄쩍 뛴다. 류 회장은 21일 "이 행장을 중심으로 열심히 하고 있는데 노조 등에서 전혀 근거 없는 소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없는 얘기를 지어서 하는 말에 현혹되지 말라는 주문이다.
◆노조 등은'중립적인 인물' 요구
노조와 일부 직원은 물론 재일교포 사외이사들조차 '주관적 인사'의혹을 거두지 않고 있다. 재일교포 사외이사 4명은 "사태수습을 위해서는 류 회장과 사외이사 8명으로 구성된 특별위원회에서 행장을 선임하는 것이 옳다"는 의견을 국내 사외이사들에게 지난 20일 전달했다. 일부 지점장들은 '내분 사태 당사자를 행장으로 선임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작성해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노조는 이에 앞서 "내분 사태와 관련된 지주회사 임원을 행장 후보에서 배제해야 하며 행장 후보는 중립적인 인물이어야 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행장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은 위성호 신한금융 부사장(52)과 이휴원 신한금융투자 사장(57),권점주 신한은행 부행장(55) 등 3명이다. 위 부사장은 신한은행 과천지점장을 거쳐 2004년부터 지주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룹 전반적인 업무에 정통하다. 이 사장은 신한은행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본부장과 부행장을 지냈다. 권 부행장은 소호사업본부장과 부행장보를 두루 거친 대표적인 영업통이다.
◆우리은행장과 국민은행장의 추억
신한은행은 1991년 라 전 회장이 행장으로 취임한 뒤부터 내부에서 행장을 배출하고 있다. 잡음도 없었다. 신상훈 · 이백순 행장이 뒤를 이으면서 은행과 지주사 임원을 모두 지낸 사람이 행장이 되는 관행도 정착됐다.
우리은행은 1999년 옛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병하면서 탄생했다. 당시 두 은행은 합병은행장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기싸움을 벌였다. 결과는 엉뚱했다. 김진만 전 한미은행장이 초대 행장으로 취임했던 것.이후 이덕훈 · 황영기 · 박해춘 행장 등 외부인에게 행장자리를 내주다 2년 전에야 자행 출신 이종휘 행장을 배출할 수 있었다.
국민은행도 그랬다. 2004년 김정태 행장 후임을 둘러싸고 옛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출신 간 경쟁이 과열됐다. 그 결과 후임 행장 자리는 강정원 전 서울은행장에게 돌아갔다. 6년이 지나서야 자행출신 민병덕 행장이 나왔다. 한 전직 시중은행장은 "차기 신한은행장 선출은 오로지 고객의 신뢰 회복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의 전철을 밟지 말라는 법도 없다고 덧붙였다.
경제부 금융팀장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