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는 20일 북한 관련 뉴스에 따라 출렁이긴 했으나 소폭 내림세로 마감하는 저력을 보였다. 외국인과 연기금이 쌍끌이에 나서며 낙폭을 줄여준 덕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북한 리스크로 인해 상승 추세에서 이탈하진 않겠지만 단기 급등에 따른 일시 조정의 '빌미'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0.30%(6.02포인트) 하락한 2020.28에 마감,북한 관련 우려에도 불구하고 2020선을 지켜냈다. 하지만 코스닥지수는 개인들의 '불안 매물'로 인해 2.50%(12.79포인트) 급락한 497.95로 마감,이달 들어 처음 500선이 무너졌다.

출발은 불안했다. 군이 오전 중 연평도 해상에서 사격훈련을 실시할 계획을 밝히면서 18포인트 하락한 채 출발,곧이어 2000선마저 무너졌다. 하지만 외국인은 장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사자'에 나섰다. 외국인은 삼성중공업(348억원) NHN(336억원) 신한지주(325억원) LG전자(267억원) 하이닉스(176억원) 기아차(160억원) 한국전력(124억원) 등 우량주를 중심으로 183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이사는 "지난달 연평도 포격은 예기치 못한 사건이어서 심리적 충격이 있었으나 이번엔 예고된 것이어서 반응이 크지 않았다"고 전했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도 1666억원어치를 사들이며 '구원투수'로 나서 낙폭 축소에 일조했다. 오후 들어 북한이 유엔 핵 사찰단 복귀를 허용하기로 한 소식이 전해지며 투자심리를 회복시켰다.

김상백 레오투자자문 대표는 "국내 투자자들은 북한 관련 지정학적 위험은 이미 인지하고 있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논의될 정도로 세계 이목이 집중된 상황에서 북한이 강경대응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 유동성이 풍부해 돌발 악재로 인해 장이 빠지면 언제든 사러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줬다"며 "하루이틀 조정은 있어도 오래 끌 만한 재료는 아니다"고 분석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