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적자 기업들이 연말을 맞아 잇따라 타법인 출자에 나서고 있다. 사업다각화를 위해 장외기업이나 다른 상장사에 투자하는 것이지만 대부분 종목이 주가가 급락하고 있어 '투자경보'가 울리고 있다.

이룸지엔지뉴로테크 지분 3.39%를 20억원에 인수한다고 20일 공시했다. 두 회사는 모두 코스닥 기업으로,지분 인수를 통해 전기차사업 협력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맺기로 했다. 하지만 이날 이룸지엔지는 8.04% 급락한 503원에 거래를 마쳤고 뉴로테크도 2.44% 내렸다.

지난주 비상장기업 지분을 인수한다고 공시한 JH코오스,이노셀 등도 타법인 출자 계획을 발표한 후 급락세다. JH코오스는 3D 디스플레이 입체영상 구현 필터를 만드는 에프엠디 지분 29.49%를 45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한 이후 하한가 한 차례를 포함해 사흘 연속 급락했다. 이노셀도 계열사인 코리아하이테크 지분 25.92%를 48억원에 추가로 사들여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고 공시한 이후 사흘 연속 내렸다.

전문가들은 과거 코스닥 적자 기업들이 타법인 출자를 통한 횡령 사례가 적지 않아 타법인 출자 결정이 주가 급락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예전엔 출자대상인 비상장사의 가치를 높여 출자액을 높게 평가한 뒤 실제로는 이보다 적은 금액을 출자하고 결산 과정에서 횡령을 숨긴 기업들이 적지 않았다"며 "연말 결산을 앞두고 타법인 출자에 나서는 적자기업을 유심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