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전 국무총리에게 9억원대 불법 정치자금을 건넸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건설업체 전 대표 한모씨가 20일 그동안 진술을 바꿔 "한 전 총리는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한씨는 "한 전 총리에게 어떤 정치자금도 준 적이 없다"고도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부장판사 김우진)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한씨는 "90번 넘는 검찰 조사에서 일관적으로 정치자금을 제공했다고 진술했지만,이 사건 제보자 남모씨가 다른 사안을 가지고 겁박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허위진술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씨는 "수감 후 억울하게 빼앗긴 회사 자금을 되찾을 욕심 때문이었다"고 덧붙였다.

또 '수사 때와 왜 진술이 다르냐'는 검찰의 추궁에 대해 그는 "애초 진술 자체가 허위라서 더 이상 답변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한 전 총리는 건설사 대표 한모씨로부터 대통령 후보 경선비용으로 세 차례에 걸쳐 현금과 미화,자기앞수표 등 총 9억원을 챙겼다는 혐의를 받고 지난 7월 불구속 기소됐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