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의한 천안함 피격 사건이나 연평도 포격 도발을 바라보는 중국의 시각은 '남북한 간 내전'이다. 여기에 중국은 물론 미국 등 외부세력이 끼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한다. 중국의 한 외교전문가는 "최근 한국 서해안에서 잇따라 발생한 일에 대해 중국이 표명하는 입장은 반한(反韓)이 아니라 반미(反美)의 시각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중국과 미국의 싸움에 한국이 자꾸 말려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남북 간 내전을 이용해 영향력을 확대하려 하고 있으며 이것이 서해안 긴장고조의 본질"이라는 주장이다.

환구시보는 최근 사설을 통해 "한 · 미 동맹은 쓸모없는 원자탄"이라고 주장했다. 여론조사를 동원해 최근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는 자국의 영토분쟁에서도 주의해야 할 나라로 미국을 지목했다. 중국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의 합법성 등에 대한 논의를 외면한 채 무조건 긴장완화만을 주장하는 것은 한 · 미 훈련에 정당성이 부여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 전문가는 평가했다.

홍콩 현대중국연구소는 최근 한반도 상황과 관련된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과 패권다툼이 노골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며 "중국이 북한을 옹호하는 것은 미국에 대한 방어막을 구축하는 차원으로 해석된다"고 지적했다. 현대중국연구소는 "중국이 한국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예전만큼 대단하게 평가하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열린 20일 국영 CCTV와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들은 실시간 속보로 관련 내용을 전하는 등 큰 관심을 표명했다.

관영 영자지인 차이나데일리는 중국과 러시아가 남북한에 자제를 촉구하는 가운데 한국군의 연평도 해상사격훈련이 실시되면 상황이 더욱 악화할 것이라면서 다시 한 번 냉정을 강조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인터넷사이트인 인민망을 통해 유엔 안보리 개최소식을 자세히 전하면서 "남북한의 냉정과 자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 따른 한 · 미 군사합동훈련으로 한반도가 세계 열강 간 파워게임 각축장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