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아일랜드 스페인 등 유럽 주변 국가들의 국가 신용도가 잇따라 강등되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까지 신용등급이 깎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이들 주변국의 채권 보유량이 가장 많은 탓이다.

20일 블룸버그통신은 유럽국가들에 대한 신용등급 강등 분위기가 갈수록 확산되는 분위기이며,프랑스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실제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지난 15일 스페인의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언급한 데 이어 17일 아일랜드의 국가 신용등급을 5단계 하향 조정했다.또 스탠더드&푸어스도 이날 아일랜드와 포르투갈,그리스의 신용등급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혀 추가 강등 가능성을 시사했다.

특히 벨기에와 프랑스,호주 관련 신용부도스왑(CDS)거래 프리미엄이 칠레나 체코보다 높게 형성되고 있어 이같은 불안감을 부추기고 있다.한 국가의 부도 위험도를 가늠할 수 있는 신용부도스왑 프리미엄은 수치가 높을 수록 부도 위험이 커짐을 뜻한다.

무디스에 따르면 프랑스의 CDS 거래 관련 신용도 수준은 현재 실제 국채 신용등급인 AAA보다 7단계나 낮은 Baa1 수준이다.토니 난글 베어링자산투자자문 수석 운용책임자는 “유럽지역 대다수 국가의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그는 “만약 프랑스의 AAA 등급이 낮아질 경우 상당히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위기감은 유럽연합이 추진하고 있는 위기관리 대책이 큰 그림은 그리고 있지만 즉각적이고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유럽연합은 지난 주말 정상회의에서 2013년까지 한시적으로 작동하도록 만든 유럽재정안정기금을 대체할 영구적인 구제기금을 설립키로 합의하는 성과를 올렸다.

하지만 시장은 이에 대해 신뢰를 보이지 않고 있다.랄프 아렌 프랑크푸르트 트러스트의 자산운용 담당은 “유럽 재정위기가 신속히 해결되지 않으면 아일랜드나 그리스 등 유럽 주변국들의 재정 조달 비용이 크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 며 “이렇게 되면 신용평가사들은 더 많은 국가들의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미 시장에 이런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으며,프랑스가 가장 먼저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마르쿠스 언스트 독일 뮌헨 크레딧스파 신용전략분석 담당은 “프랑스 은행들은 재정위기에 처한 유럽 주변국들이 발행한 채권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주채권자” 라며 “주변국들의 신용등급 변화에 가장 먼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