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곰팡이 유래 항생물질이 간암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다.

박종완 서울대 의대 교수팀은 흙 곰팡이에서 분비되는 케토신이 암조직의 단백질(히프원 · HIF-1)과 혈관을 사멸시켜 간암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동물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고 19일 발표했다. 이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와 보건복지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간 관련 학술지 '헤파톨로지'에 실렸다.

암 성장 과정에서는 저산소 현상이 발생하는데 암세포가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곧바로 사멸한다. 그러나 히프원 단백질을 가진 암세포는 저산소 적응 유전자를 만들어내 저산소에서도 생존하며 새 혈관을 확장해 성장한다.

연구진은 간암을 이식시킨 쥐에 케토신을 투여한 결과 암조직의 히프원 단백질과 혈관이 사멸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케토신이 정상세포에는 반응하지 않고 암세포 중에서도 간암 세포에만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