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군은 언젠가 박지성과 같은 축구선수가 되는게 꿈이었다. 중학교까지 학업을 전패하며 열심히 축구연습을 했던 L군은 그러나 고등학교 축구부에 입단 테스트를 받던중 사소한 실수로 결국 꿈을 접어야 했다.이후 공부에 매달려 꼴찌에 가까웠던 성적을 최상위권까지 끌어올렸다.

언제나 수학과 과학에 자신을 갖고 있었던 K양은 기말고사 생물 시험날 주머니속에 있던 휴대폰을 꺼놓치 않은 바람에 시험을 영점 처리당했다.당연히 생물과목의 내신등급은 8등급으로 떨어졌다.

포스텍(포항공대.총장 백성기)은 내년도 입시에서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이처럼 사소한 실수 등으로 미래의 꿈을 접어야 하는 수많은 학생들을 구제했다.16일 발표된 298명의 최종합격자 가운데 18.1%에 해당하는 54명의 학생들이 이처럼 ‘성장가능성’에 의해 합격이 결정됐다.

이는 전체 입학정원 5명 중 1명꼴로, 입학사정관제로 처음 실시된 지난 2010학년도 입시와 비교할 때도 8% 포인트나 상승해 입학사정관제 전형이 점차 안정을 찾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또 교육 소외 계층을 중심으로 잠재력이 뛰어난 학생을 모아 매년 2회 실시하는 잠재력 개발과정에 참가한 학생들 중에서도 지원자 중 52%에 달하는 27명이 합격했다.

서류평가와 면접평가 등 2단계로 치러진 이번 입시에서 입학사정관들은 ‘성장 가능성(잠재력)’과 ‘자기주도적 학습태도’ 여부에 많은 점수를 할애했다.학생들의 학습 및 생활태도와 가정 형편, 고교 사정 등을 면밀하게 작성한 교사들의 추천서도 주요 평가요소로 고려했다. 2단계인 구술면접평가의 경우 △잠재력 평가 △수학·과학 심층면접(수학은 필수, 과학은 물리·생물·화학 중 택일)으로 진행됐다.

이 대학 백성기 총장은 “2010년과 2011년 두 차례에 걸쳐 치러진 입시결과는 입학사정관제가 유능한 인재 하나를 길러 여러가지 효과를 내는 ‘일수백확(一樹百穫)’의 인재를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