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업체들이 해외 분유시장을 잇달아 노크하고 있다. 종전 중국 일본 중동 등지로 소량의 분유 물량만을 내보내던 데서 벗어나 베트남 중앙아시아 대만 등으로 대량 수출에 나서고 있다. 출산율 저하로 국내 분유시장이 갈수록 위축되는 양상을 보이자 수출을 통해 활로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13일 유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인구 8500만여명의 베트남 분유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최근 하노이에 지사를 설립,베트남 현지 유통업체와 수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이르면 내년 2월 베트남에 분유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중국 등에 일부 분유제품을 수출해온 매일유업은 앞으로 베트남을 교두보로 삼아 동남아로 수출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베트남 인구는 한국의 두 배에 달하지만 현지 분유업체들의 기술력이 상대적으로 낮아 시장에 안착할 경우 선점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내 분유시장에 주력해온 일동후디스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수출에 나서기로 했다. 이 회사는 베트남 필리핀 등에 제품을 수출하기 위해 현지 유통업체들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일동후디스 관계자는 "이르면 내년 2월께 초기 물량을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일단 내년 수출 목표를 400만달러 내외로 잡았다"고 밝혔다.

중국 일본 등 다양한 국가의 분유시장 진출을 모색해온 남양유업은 카자흐스탄 대만 러시아 등으로 수출 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먼저 카자흐스탄 알마티 지역의 주요 병원과 약국 등에 대한 입점 계약을 성사시키는 등 세부 판매망도 확보했다. 냠양유업은 또 최근 대만의 화풍무역과 손잡고 대만에 앞으로 3년간 500억원 상당(250만캔)의 분유제품을 수출하기로 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작년에 1500만달러의 수출 실적을 올렸으며 올해는 2000만달러 규모의 수출이 예상된다"며 "내년엔 분유 수출 목표를 6000만달러로 잡았다"고 말했다.

분유업체들이 이처럼 해외 수출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는 이유는 출산율 저하로 국내 분유시장은 성장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 작년 국내 분유시장 규모는 3100억원으로 2008년(3300억원)보다 오히려 6%가량 줄었다. 분유업계 관계자는 "출산율 감소로 분유 소비층인 0~3세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데다 멜라민 대장균 등 이물질 발생 사건이 터지면서 모유수유율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내 분유시장이 포화 상태로 진입하자 업체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