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전세가격의 고공행진이 지속되면서 매매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강남권 재건축을 비롯한 주요 인기지역의 아파트들의 급매물도 자취를 감추고 있다.

이에 따라 주택가격도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한두달 새 실거래가가 수천만원씩 오른 단지가 적지 않다.

12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0.04%로, 전주 0.02%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3주 연속 오름세다. 신도시 역시 0.03% 올라 전주의 0.1%보다 상승폭을 키웠다.

지난 2월 이후 시세가 하락했던 이들 지역은 지난 10~11월에 급매물이 급속도로 팔리며 호가가 올랐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지난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 변동률은 0.33%로, 전체 아파트값 상승률 0.04%를 크게 웃돌았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112㎡는 지난주 다시 11억5000만원으로 뛰며 지난 10월 10억5000만원에서 매달 5000만원씩 계단식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거래량이 많지 않지만 급매물을 중심으로 꾸준히 거래가 이뤄지면서 집주인들이 일제히 호가를 올렸기 때문이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도 급매물이 모두 소진됐다. 36㎡는 7억원, 43㎡는 7억9000만~8억원으로, 10월 보다 2000만~3000만원, 전달보다는 1000만~2000만원 정도 올랐다.

일반 아파트 상승세도 확산되고 있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단지는 시세보다 2000만~3000만원씩 싸게 나오던 급매물이 최근 거의 다 팔렸다. 신시가지 7단지 89㎡의 경우 6억7000만~6억9000만원이던 급매물이 다 팔리고 현재 7억~7억3000만원짜리 매물만 남아 있다.

노원구 상계동 일대도 급매물이 모두 소진된 후 호가가 2000만~4000만원 가량 올랐다. 가격이 단기간에 오르자 이달들어 거래는 소강상태다.

분당신도시도 마찬가지다. 시범단지 삼성한신 105㎡는 5억7000만~6억2000만원짜리 급매물이 소진되고 이보다 3000만원 정도 더 줘야 매매가 이뤄진다.

이처럼 주택 거래가 늘어난 것은 전셋값 강세와 집값 하락에 따른 매매 전환 수요 때문이다. 정부의 8.29대책 이후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양도소득세 중과 완화 연장조치 등으로 집값이 폭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안도감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내년 설 연휴까지는 계절적 비수기에 접어드는 만큼 당분간 매도자와 매수자 사이의 줄다리기가 지속되다가 가격이 조금씩 오르는 계단식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다만 대북 리스크,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 글로벌 경제 위기 등 변수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한경닷컴 경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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