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의 인사노무 담당자들은 내년 7월 이후 복수노조가 허용되면 실리적 노조운동이 득세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쟁의 발생 가능성은 현재 수준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는 예측이 절대적으로 많았다. 성균관대 조준모 교수팀은 이 학교 HRD 센터가 지난 8~9월 노조가 있는 기업 156곳과 무노조 기업 56곳 등 212개 업체의 인사노무 담당자를 상대로 설문한 결과를 한국노동연구원이 매달 발간하는 노동리뷰를 통해 12일 공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복수노조 허용 이후 노동운동 성격의 변화를 묻는 질문에 노조가 있는 기업 응답자의 67.3%와 무노조 기업 담당자 53.6%가 '실리적 조합주의가 우세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대립적 노조주의가 우세할 것'으로 전망한 비율은 노조 유무별로 15.4∼14.3%에 불과했다. 노조의 파업 횟수가 증가할지에 대해 노조가 있는 기업 담당자의 57.1%와 무노조 기업 관계자 60.7%가 '쟁의발생 가능성이 현재와 비슷할 것'이라고 각각 답했다. 조 교수는 "우리나라 노동운동의 전투적 성향과 세계적인 파업 감소 추세에도 쟁의행위 발생률이 꾸준히 유지되는 현실을 고려할 때 '현상 유지'라는 전망이 안정화를 의미하는 걸로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기존노조가 분할해 복수노조가 설립될 경우 떨어져 나가는 조합원이 전체 50% 미만일 것이라는 예측이 95.4%로 나타나 신규 노조가 당장 다수 조직이 될 가능성은 매우 적은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복수노조 허용이 어느 상급단체에 유리할지를 묻자 '온건한 한국노총이 더 우세해질 것'이라는 비율이 유노조 기업에서는 14.1%, 무노조 기업은 19.6%였다. '투쟁적인 민주노총이 더 나아질 것'이라는 답은 유노조 기업 담당자의 25%, 무노조 기업 담당자의 19.6%였다. 반면 노조 있는 기업의 28.8%, 무노조 기업의 23.2%는 '제3의 노총이 분화ㆍ발전할 것'이라고 답했다. 조 교수는 "복수노조 허용 이후에도 국내 노사관계는 큰 혼란을 겪기보다는 연착륙할 가능성이 높지만 노동계의 적극적 공세를 비롯해 사회적 여론이나 분위기 등의 변수가 어떻게 작용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한정연기자 jyh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