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힘의 시대'에 국력 키우기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무력경쟁 맞대응은 효력 떨어져
공익 우선시하고 정보 잘지켜야
공익 우선시하고 정보 잘지켜야
자연현상의 힘은 인간의지와 무관하게 작용하지만 인간사회의 힘은 목표지향적이다. 권력 세력 재력 체력 재능 학습능력 등 형태는 다양하지만 본인의 의지를 관철한다는 지향성은 동일하다. 형태가 원초적이냐 고차적이냐,본인과 상대방 간의 힘이 균형을 이루느냐 기우느냐에 따라 인간 사회의 발전 수준이 결정된다.
'힘은 총부리에서 나온다'고 설파한 마오쩌둥은 가장 원초적 형태의 힘을 신봉했다. 같은 궤를 걷는 김정일도 최저 비용의 안전보장 수단으로 핵무기 개발을 추진했고,한국을 인질로 삼아 농락하고 미국의 핵무기 확산방비 노력을 좌절시키고 있다.
힘 겨루기에서 요점은 형태를 달리하는 맞대응은 유효성이 떨어진다는 사실이다. 특히 원초적 힘의 경쟁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적측의 핵무기에 대응해 아측의 재래식 무기 증강은 고비용 저효율적 대응이다. 이제는 스스로 얽어맨 터부(비핵화)를 깰 때가 왔다. 60년 전 중공군의 참전을 정의로운 일로 치부하고 천안함,연평도 사건마다 북한 편들기로 일관하는 중국을 각성시키는 데에도 한국의 비핵화 선언 폐기가 독약이자 양약이다. 비(非)군사분야에서는 비교 우위가 있는 서로 다른 측면에 특화해 상호이익을 추구함으로써 윈-윈 전략을 펼 수 있다.
엊그제 국회에서 연례행사처럼 벌어진 난투극 끝에 내년도 예산안 등 주요 안건들이 여당 단독으로 처리됐다. 유리문을 부수고 멱살 잡고 주먹다짐하는 추태는 '실력' 대결이 아니라 주먹 대결이다. 이 같은 저질정치 쇼는 해마다 국민에게 보여줄 목적으로 TV 카메라 앞에서 반복 연출되고 있다. 민주주의가 다수결 원칙에 기초하고 있음을 여야가 모를 리 없다면 소수당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수단으로는 장광설로 의사진행을 지연시키는 필리버스터링이 있을 뿐이다. 의원들의 격투기 다툼이 맹위를 떨치는 국회 탓에 한국이 대만과 더불어 전 세계 뉴스 매체에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언젠가는 손찌검하는 재벌 총수가 화제에 오르더니 최근에는 직원을 몽둥이 찜질하고 회사 돈으로 매 값을 지불한 몰지각한 기업인이 물의를 빚고 구속됐다. 돈이면 다 된다는 바닥인생의 사고방식이 사회 전반에 만연돼 있음을 본다.
저급의 정치인과 기업인이 제멋대로 날뛰는 모습의 재발을 미연에 방지시키는 힘이 있어야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사라진다.
또 하나의 힘을 줄리언 어샌지가 보여준다. 만 39세 호주 태생의 해커 출신인 그는 4년 전 위키리크스라는 웹사이트를 만들어 일반 대중의 알 권리를 표방해 아프간 전쟁 등 기민한 국가 기밀을 터뜨려 왔다. 지난주에는 미국 국무부가 해외 공관으로부터 접수한 25만1000건의 전신문을 입수해 사이트에 올려 파문을 일으켰다. 한국의 해외 케이블 등 5곳을 포함해 세계 전역의 주요 기반시설과 핵심 자원 수백 곳의 목록을 들춰내 테러 조직에 악용할 소지를 제공했다.
정보는 강력한 힘이다. 정보기술(IT) 시대에는 정보수집과 관리가 최우선 과제다. IT는 사회의 결속을 다지기도 하고 훼손하기도 하는 양면성을 가진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과 뉴욕타임스 등 소수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어샌지는 스웨덴 검찰의 성폭행 혐의로 인터폴에 통보돼,지난 7일 런던 경찰에 구속 수감됐다. 주재국 정부 인사들의 험담을 올린 외교진 교체가 예상되고 있다.
정보공개가 만능이 아니다. 공익성과 프라이버시 침해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한국은 1급 국가기밀이 없어 첩보원이 따로 없는 나라라 불린다. 전문인들의 기업 보안의식이 그만큼 결여돼 있다. 회식석상에서나 해외에서 정부와 기업 기밀이 줄줄 샌다는 편이다. 공익을 우선하는 것,정보 지키는 것도 국력을 키우는 길이다.
김병주 <서강대 명예교수·경제학 >
'힘은 총부리에서 나온다'고 설파한 마오쩌둥은 가장 원초적 형태의 힘을 신봉했다. 같은 궤를 걷는 김정일도 최저 비용의 안전보장 수단으로 핵무기 개발을 추진했고,한국을 인질로 삼아 농락하고 미국의 핵무기 확산방비 노력을 좌절시키고 있다.
힘 겨루기에서 요점은 형태를 달리하는 맞대응은 유효성이 떨어진다는 사실이다. 특히 원초적 힘의 경쟁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적측의 핵무기에 대응해 아측의 재래식 무기 증강은 고비용 저효율적 대응이다. 이제는 스스로 얽어맨 터부(비핵화)를 깰 때가 왔다. 60년 전 중공군의 참전을 정의로운 일로 치부하고 천안함,연평도 사건마다 북한 편들기로 일관하는 중국을 각성시키는 데에도 한국의 비핵화 선언 폐기가 독약이자 양약이다. 비(非)군사분야에서는 비교 우위가 있는 서로 다른 측면에 특화해 상호이익을 추구함으로써 윈-윈 전략을 펼 수 있다.
엊그제 국회에서 연례행사처럼 벌어진 난투극 끝에 내년도 예산안 등 주요 안건들이 여당 단독으로 처리됐다. 유리문을 부수고 멱살 잡고 주먹다짐하는 추태는 '실력' 대결이 아니라 주먹 대결이다. 이 같은 저질정치 쇼는 해마다 국민에게 보여줄 목적으로 TV 카메라 앞에서 반복 연출되고 있다. 민주주의가 다수결 원칙에 기초하고 있음을 여야가 모를 리 없다면 소수당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수단으로는 장광설로 의사진행을 지연시키는 필리버스터링이 있을 뿐이다. 의원들의 격투기 다툼이 맹위를 떨치는 국회 탓에 한국이 대만과 더불어 전 세계 뉴스 매체에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언젠가는 손찌검하는 재벌 총수가 화제에 오르더니 최근에는 직원을 몽둥이 찜질하고 회사 돈으로 매 값을 지불한 몰지각한 기업인이 물의를 빚고 구속됐다. 돈이면 다 된다는 바닥인생의 사고방식이 사회 전반에 만연돼 있음을 본다.
저급의 정치인과 기업인이 제멋대로 날뛰는 모습의 재발을 미연에 방지시키는 힘이 있어야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사라진다.
또 하나의 힘을 줄리언 어샌지가 보여준다. 만 39세 호주 태생의 해커 출신인 그는 4년 전 위키리크스라는 웹사이트를 만들어 일반 대중의 알 권리를 표방해 아프간 전쟁 등 기민한 국가 기밀을 터뜨려 왔다. 지난주에는 미국 국무부가 해외 공관으로부터 접수한 25만1000건의 전신문을 입수해 사이트에 올려 파문을 일으켰다. 한국의 해외 케이블 등 5곳을 포함해 세계 전역의 주요 기반시설과 핵심 자원 수백 곳의 목록을 들춰내 테러 조직에 악용할 소지를 제공했다.
정보는 강력한 힘이다. 정보기술(IT) 시대에는 정보수집과 관리가 최우선 과제다. IT는 사회의 결속을 다지기도 하고 훼손하기도 하는 양면성을 가진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과 뉴욕타임스 등 소수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어샌지는 스웨덴 검찰의 성폭행 혐의로 인터폴에 통보돼,지난 7일 런던 경찰에 구속 수감됐다. 주재국 정부 인사들의 험담을 올린 외교진 교체가 예상되고 있다.
정보공개가 만능이 아니다. 공익성과 프라이버시 침해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한국은 1급 국가기밀이 없어 첩보원이 따로 없는 나라라 불린다. 전문인들의 기업 보안의식이 그만큼 결여돼 있다. 회식석상에서나 해외에서 정부와 기업 기밀이 줄줄 샌다는 편이다. 공익을 우선하는 것,정보 지키는 것도 국력을 키우는 길이다.
김병주 <서강대 명예교수·경제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