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등 시중금리는 오르락내리락하지만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꿈쩍도 않고 있다. CD금리는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지만 변동이 없어 시장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91일물 CD금리는 연 2.80%로 지난달 16일 이후 단 한차례도 변동하지 않았다. CD금리는 지난 7월7일까지는 연 2.46%,이후 지난달 16일까지 연 2.63~2.66%에서 움직였다.

CD금리가 변하는 것은 한국은행이 정책금리(기준금리)를 변경할 때뿐이다. 한은이 7월9일 기준금리를 연 2.0%에서 연 2.25%로,11월16일 연 2.25%에서 연 2.5%로 인상했을 때 CD금리는 각각 0.17%포인트와 0.14%포인트 상승한 게 전부다. 이를 제외하곤 CD금리가 변하는 경우를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이는 자금시장에서 CD가 거래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CD는 지난해 말 금융당국의 예대율 규제(예금을 대출액 이상으로 유지토록 하는 규제) 방침에 따라 잔액이 줄고 있다. 금융당국이 CD를 '시장성 수신'이라고 판단,예금에서 제외함에 따라 은행들은 CD를 줄이고 예금을 늘리고 있다. CD 발행잔액은 지난해 11월 115조1000억원에서 지난달 말 44조30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1년간 감소폭이 70조원을 웃돈다.

CD가 이처럼 줄고 있는데도 은행의 변동금리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여전히 CD금리에 맞춰져 있다. 은행들은 대개 CD금리에 1~2%포인트 정도 가산금리를 더해 담보대출 금리를 정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올 들어 코픽스(COFIX · 자금조달비용지수)연동 대출이 늘고는 있지만 전체 주택대출의 70% 이상은 여전히 CD연동형"이라고 말했다.

CD금리 산출 방식도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다. 현재 CD금리는 교보 동부 부국 솔로몬 HMC 우리투자 푸르덴셜 하나대투 KB투자 KTB투자 등 10개 증권사에서 금리를 적어내면 금투협이 취합해 고시하고 있다. 금투협은 가장 높은 금리와 가장 낮은 금리 2개를 제외한 나머지 8개를 산술 평균해 매일 낮 12시와 오후 4시에 발표한다. 사실상 증권사 설문조사로 CD금리가 결정되는 데다 증권사들은 거래 부족을 이유로 매일 '보합'으로 답하다 보니 CD금리는 요지부동이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